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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컴퓨팅 및 인공지능(AI) 분야에서 빅테크 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MS)가 구글이 비밀리에 로비 단체를 조직해 자사 사업을 방해하려 한다고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2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리마 알라일리 MS 법률고문은 블로그 게시글을 통해 "구글이 조직한 '오픈클라우드연합'이 이번주 출범한다"며 "이는 경쟁 당국과 정책 입안자들에게 MS의 신뢰를 떨어트리고 대중을 오도하기 위해 고안됐다"고 주장했다.
MS는 구글이 영국과 유럽연합(EU) 내 소규모 회사들을 모집해 '오픈클라우드연합'을 구축했으며, 구글이 직접적인 개입을 은폐했다는 점에서 이 단체를 '가짜 풀뿌리 조직'이라고 불렀다. 29일 출범한 이 단체는 구글 클라우드를 포함해 총 10개 사를 회원사로 두고 있다. 회원 모집 공고문에는 구글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지만 "영국과 EU에 걸친 클라우드 산업의 공정한 경쟁을 옹호하기 위해 출범한다"고 쓰여있다.
MS는 구글이 이 단체를 설립하기 위해 자문회사 DGA그룹을 고용했으며, 가입을 제안받은 회사로부터 제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알라일리 고문은 "구글이 소규모 회사에 단체 가입을 제안할 때 어떤 혜택을 내세웠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구글이 전 세계서 최소 24건에 달하는 조사를 받는 상황에서 공정하게 경쟁하기보다는 경쟁자의 신뢰를 떨어뜨리려고 하는 것은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구글 대변인은 "우리는 MS의 클라우드 사업에 대한 우려를 공개적으로 표명했다"며 "구글을 비롯한 업계 내 다른 회사들도 MS의 반경쟁적 관행이 고객을 가두고 사이버 보안, 혁신 및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부정적인 효과를 창출한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FT는 MS의 이번 문제 제기가 "이례적으로 직설적"이라며 "클라우딩 컴퓨팅 분야에서 빅테크 간 치열한 경쟁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양측의 갈등은 반독점 소송으로도 이어지기도 했다. 구글은 지난달 MS가 유럽 고객사가 MS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에서 경쟁사로 옮기는 것을 막기 위해 엄격한 소프트웨어 라이센스 조건을 적용하고 있다며 EU에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다. 전 세계 클라우드 시장에서 MS와 구글은 아마존에 이어 각각 2, 3위를 차지하고 있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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