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파병 소식 숨기려 군인 가족들에 '훈련 간다' 거짓말"

입력 2024-10-29 14:48   수정 2024-10-29 15:06



북한 당국이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 소식이 내부 주민들에게 새어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북한 주민들 사이에선 이미 소식이 퍼졌고, 당국이 파병 군인 가족들에게 거짓말까지 하고 있는 정황이 포착됐다.

29일 국회 정보위원회 국가정보원 국정감사에서 국정원 측이 이 같이 밝혔다고 정보위 간사인 이성권 국민의힘 의원,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했다.

이날 국정원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파병 사실이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군 장교들의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했다. 또 차출 부대 소속 병사들을 입단속하는 한편, 이들의 가족들에게는 "훈련을 간다"고 거짓 설명을 하고 있는 정황이 포착됐다.

북한 당국의 이 같은 단속 조치에도 불구하고 이미 파병 소식은 북한 내부에서 퍼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과 군인들 일부는 "왜 남의 나라에 가서 희생해야 하나" "차출될까 두렵다" 같은 이야기들이 속속 퍼지면서 이들의 동요가 감지됐다고 한다.

파병된 북한군은 러시아군과의 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북한군에게 100여 가지의 군사 용어를 가르치고 있다. 군사 용어는 러시아어로 '위치로!' '포격!' 같은 단어들이다. 이 의원은 "북한군이 이런 용어를 어려워한다는 후문"이라면서 "북한군과 러시아군 사이의 소통 문제 해결이 불투명하다"라고 국정원의 분석을 전했다.

한편 김정은의 공개 활동이 올 들어 110회로, 지난해에 비해 약 6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정은은 최근 해외 요인으로부터의 암살 가능성을 의식해 드론 탐지 장비를 도입하는 등 경호 수준을 격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의 후계자 1순위로 꼽히는 딸 주애는 노출 빈도를 조절하며 활동 범위를 넓히고 있다고 국정원은 전했다. 그러면서 "김여정의 안내를 받거나 최선희의 보좌를 받는 등 지위가 일부 격상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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