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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아트바젤과 UBS가 최근 공동 발간한 ‘2024년 컬렉터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올해 상반기 미술품 구입 액수 중간값은 2만5555달러(약 3535만원)였다. 지난해 지출액 중간값이 5만달러(약 6918만원)고, 반기별로 나눴을 때 2만5000달러(약 3459만원)라는 점을 고려하면 하락세가 멈춘 것으로 보인다. 중기(향후 6개월) 동안 글로벌 미술 시장이 어떻게 움직일 것이냐는 질문에는 응답자 91%가 “낙관한다”고 답했다. 지난해 말(77%)보다 눈에 띄게 증가한 수치다.
다만 초고가 작품의 판매는 아직도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미술 시장 매출은 650억달러로 전년 대비 4% 감소했는데, 고가 작품 판매가 줄어든 게 주요 원인이라는 설명이다. 정준모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 대표는 “1000만달러(약 132억원) 이상 연매출을 기록하는 대규모 화랑의 매출이 같은 기간 7% 감소한 것도 고가 작품 거래가 줄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국가별 미술시장 점유율에서는 여전히 미국(42%)이 독주 양상을 보였다. 홍콩을 포함한 중국(19%)은 영국(17%)을 제치고 다시 2위로 올라섰다. 프랑스(7%)는 4위에 머물렀다. 미술품의 주요 판매 채널을 보면 아트페어의 비중 하락(35%→29%)이 눈에 띄었다. UBS 관계자는 “큰손들이 미술품을 살 때 전보다 신중한 자세로 검토에 임하고 있고, 해외 미술 행사도 전보다 덜 다니고 있다”며 “갤러리 사업을 하기엔 어려운 시기”라고 말했다.
향후 장기 미술시장의 큰 변수 중 하나는 ‘부의 대물림’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고액순자산보유자 중 자수성가한 사람에 비해 상속자 비율이 갈수록 높아져 미술품을 구매할 만한 잠재 고객은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자산을 상속받은 사람은 자수성가한 사람에 비해 미술품을 구매하려는 성향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미술품을 물려받은 ‘슈퍼 리치’ 중 적잖은 이들은 상속받은 작품 중 일부를 판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시 공간이 부족하거나 상속세를 납부하기 위해서인 경우가 많았다. 이렇게 잠재 수요와 공급이 함께 늘어나면서 미술품 시장은 앞으로 계속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보고서의 분석이다. 다만 이 같은 현상은 미술시장을 ‘일부 금수저만의 리그’로 만들어 시장의 지속 가능성을 저해할 수도 있다고 보고서는 우려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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