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님표 쌀 대신 콩 심어요"…쌀주산지 이천에 '논콩' 바람

입력 2024-10-29 17:55   수정 2024-11-06 16:41

지난 16일 경기 이천시 모가면. 드넓게 펼쳐진 논 곳곳에선 지난 봄에 심은 콩을 수확하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불과 수년 전만 해도 이곳은 ‘임금님표 이천쌀’이 자라던 땅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콩이 나는 논으로 뒤바뀌었다. 이상 고온으로 벼 작황이 점점 나빠지자 벼 대신 콩을 키우는 농민이 늘어난 것이다.

이상진 모가 영농조합법인 대표는 “콩이 쌀보다 농사짓기 쉬운 데다 콩으로 전환하면 전략작물직불금도 받을 수 있다”며 “4년 전 2000평(6600㎡)이었던 조합원들의 논콩 재배 면적이 올해까지 80배로 급증했다”고 말했다.

전북 김제, 전남 나주와 함께 국내 대표 쌀 생산지로 꼽히는 이천에서 벼 대신 논콩을 키우는 농가가 늘고 있다. 이상 기온으로 벼 재배 안정성이 흔들리자 전략작물직불제를 발판 삼아 재배 작물 전환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가 도입한 전략작물직불제는 논에 벼 대신 밀·콩·조사료·가루쌀(분질미) 등을 재배하는 농가에 직불금을 주는 제도다. 매년 공급이 넘쳐나는 쌀 생산 면적을 줄이면서 동시에 수입 의존도가 높은 밀·콩 등 전략 작물의 식량 자급률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제도 시행 첫해인 지난해 벼에서 전략작물로 전환한 면적은 가루쌀·논콩 등 하계작물 2만6000㏊, 밀·조사료(풀사료) 등 동계작물 9만9200㏊ 등 총 12만5200㏊였다. 당초 목표치(12만7000㏊)의 99%를 달성할 정도로 농가 수요가 많았다. 그 결과 밥쌀용 벼 재배면적이 1만3400㏊ 줄었다.

수입 의존도가 높은 밀·콩의 생산량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밀·콩 생산량은 전년 대비 각각 48.6%, 42.3% 증가한 5만2000t, 3만7000t으로 집계됐다. 농식품부는 전략작물직불제가 농가소득 안정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이 제도에 참여한 농업경영체 한 곳당 평균 150만원의 직불금을 받았다.

농식품부는 올해 전략작물직불제 참여 농가를 늘리기 위해 지급단가를 인상하고 대상 품목에 두류와 식용 옥수수를 추가했다. 현행 지급단가는 ㏊당 밀·보리 식량작물과 조사료 50만원, 가루쌀·두류 200만원, 식용 옥수수 100만원, 하계조사료 430만원이다.

지원이 강화되면서 올해 신청 면적은 지난해보다 늘었다. 지난 8월 초 기준 동계작물 10만4300㏊, 하계작물 4만3800㏊ 등 총 14만8100㏊가 접수됐다.

정부는 전략작물직불제를 내년에 더 확대할 방침이다. 농식품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5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전략작물직불제 예산은 2440억원으로 올해(1864억5000만원)보다 30.9% 증가했다. 지급단가는 ㏊당 밀은 5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하계조사료는 43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증가한다. 논 재배가 가능한 참깨·들깨 등이 신규 대상 품목에 포함되고, ㏊당 100만원을 지급한다. 농식품부는 내년 전략작물 재배면적을 17만6000㏊까지 늘릴 계획이다.

공태윤 기자 / 더농부 영상 인턴기자 김나연·방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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