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사장은 이날 경북 포항 포스텍에서 열린 신소재공학부 대상 특별 강연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필리핀 공장을 염두에 두고 있는데, 투자하면 (공장 완공과 가동까지) 한 2년 걸린다고 했을 때 빨리 지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자산업의 쌀’로 불리는 MLCC는 전기를 저장하고 필요한 만큼 안정적으로 공급해 반도체가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돕는 핵심 부품이다. 장 사장이 공식적으로 필리핀 생산법인의 MLCC 캐파 확대 계획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투자 규모와 관련해선 “시장 수요 등을 감안해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필리핀 생산법인은 삼성전기의 MLCC 핵심 생산 거점이다. 증설을 언급한 건 인공지능(AI) 서버와 자동차 전장(전자·전기장비)용 MLCC 생산을 늘리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달 초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삼성전기 필리핀 사업장을 찾아 MLCC 공장을 둘러본 뒤 장 사장에게 AI와 로봇,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른 기회를 선점할 것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사장은 AI 가속기용 고성능 반도체 기판인 ‘FCBGA’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도 나타냈다. FCBGA는 주로 고성능컴퓨팅(HPC)용 반도체에 적용된다. ‘엔비디아에 공급할 계획이 있느냐’는 물음에 장 사장은 “모든 고객과 일하고 싶은 게 꿈”이라고 답했다. 이날 장 사장은 포스텍 신소재공학부 학생을 대상으로 삼성전기의 신사업 추진 현황 등을 설명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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