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전통주 주세 경감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전통주 사업에 뛰어든 가수 박재범, 성시경, 최자가 사업 확대를 할지 이목이 쏠린다.
3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1인 가구 증가와 식문화 변화 등으로 쌀 소비가 계속 줄자 쌀을 원료로 하는 가공산업을 육성해 소비를 촉진한다는 취지로 쌀 소비 촉진을 위한 쌀 가공산업 육성 대책을 연내 마련할 계획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쌀 소비량이 감소하는 데 공공 비축하려면 비용이 들어 부담이 커진다"며 "이를 전통주를 통해 해결하고 일본 사케처럼 전통주 산업이 글로벌 경쟁력 갖추도록 해보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전통주 주세 경감 대상을 2배로 늘릴 예정이다. 현재는 전년 출고량 기준 발효주는 500㎘(1㎘=1000ℓ), 증류주 250㎘ 이하일 경우 감면율을 적용해 세금을 감면해주고 있다. 정부는 이를 발효주 1000㎘, 증류주 500㎘ 이하로 확대할 계획이다. 정부는 올해 세법 개정안에서 발효주 700㎘, 증류주 350㎘ 이하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는데, 여기서 추가 확대하는 것.
통상 발효주 한 병이 750㎖인 점을 고려하면 65만병 생산자에서 130만병 생산자까지 감면 대상이 넓어진다. 증류주의 경우 소주 1병인 350㎖를 고려하면 70만병 생산자에서 140만병 생산자까지 감면 대상이 될 것으로 정부는 추산했다.
최 부총리는 "대부분 전통주 업자가 (세금을) 감면받으려고 생산을 감면 기준까지 하는 경우가 많은데 기준이 확대되면 생산량이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부의 방침이 최근 몇년 사이 이어지는 연예인들의 전통주 사업에도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쏠린다.
기본적으로 주세는 탁주는 5%, 약주·청주·과실주는 30%, 맥주는 72%, 증류주는 72%가 부과된다. 하지만 농업분야 저율 과세 정책에 따라, 현행법상 전통주로 분류되면 전통주는 납부세액의 50%를 감면받는다. 그러나 판매량이 늘어날 경우 세금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없어 업계에서는 중견기업이 대기업으로의 성장을 꺼리는 이른바 '피터팬증후군' 현상이 전통주 업계에서도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연예인들이 내놓는 전통주의 경우 큰 관심을 모아 매진 행렬을 이어갔기에 이번 주세 경감 대상 확대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연예인 전통주 사업의 선두 주자인 박재범은 2022년 원스피리츠 농업법인 회사를 세워 국내 양조장과 협업해 증류식 소주인 원소주를 출시했다.
원소주 오리지널은 100% 국내산 쌀을 사용하고 첨가물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프리미엄 증류식 소주다. 감압증류 방식을 통해 깨끗하고 부드러운 맛과 풍미가 특징으로 전통 장인이 만든 옹기에 2주간 숙성을 통해 완성된다.
GS25에가 유통한 이 술은 구하기 힘들 정도로 인기였다. 이후 지난해 생산 설비를 증설하고 원소주 오리지널 생산량을 5배 가량 늘렸다. 이에 따라 기존 한 달 기준 생산량인 2만병에서 10만병 이상 추가 생산이 가능해졌고, 대형마트와 백화점에 이어 최근 SSG닷컴·마켓컬리에도 입점하는가 하면 미국과 홍콩, 태국 등 해외 판매까지 이뤄졌다.
가요계 애주가로 알려진 성시경은 자신의 이름을 딴 '경탁주'를 선보였다. 경탁주는 성시경이 상품 개발 과정에 직접 참여하며 화제를 모았고, 판매가 시작된 이후 연일 오픈과 동시에 매진 행렬을 이어가는 등 인기를 구가 중이다. 경탁주 12도는 쌀 함유량이 46%가 넘는 고도수 막걸리로, 물에 거의 희석하지 않아 쌀 본연의 맛을 잘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묵직한 질감에 탄산이 없으며, 새콤달콤한 맛과 과실·요거트 향이 특징이다.
최자는 지난 10일 프리미엄 전통주 브랜드 '분자'(BOONZA)를 정식 론칭했다. 2018년부터 아홉 시즌째 미식 콘텐츠 '최자로드'를 진행하며 연예계 대표 미식가로 사랑받아온 최자는 본인의 이름을 건 '분자'를 통해 사업가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 것. '분자'는 천연 원료인 복분자와 사과만 사용해 만든 프리미엄 과실주로, 시음한 이들로부터 진한 풍미가 살아나고 한국 음식과 함께 즐기기에 적합하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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