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중공업은 수소 충전소와 액화수소 사업, 세계 최초로 100% 수소엔진발전기 상용화를 성공시키는 등 수소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수소 충전소 건립에 필요한 모든 자재를 비롯해 생산·조립·건립에 이르기까지 토털 솔루션 사업을 제공하는 등 독보적 기술력을 갖췄다.
효성중공업이 수소 사업을 본격화할 있었던 것은 오랜 기간 쌓아온 회전기와 압축기 등 중공업 분야의 기술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이 기술은 지난 2000년 압축천연가스(CNG) 충전 시스템 사업 진출의 발판이 됐다.
CNG 충전 시스템 사업을 통해 얻은 기술과 운용 역량을 바탕으로 2008년부터 수소 충전소를 건립했고, 총 28곳에 설치를 완료했다. 현재 효성중공업은 수소 충전소 시장에서 국내 시장점유율 20%를 차지하며, 1위 기업으로서 독보적 기술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생산부터 건립까지 토털 솔루션 제공…수소 인프라 구축 ’박차‘
효성중공업은 그룹 내 계열사인 효성화학으로부터 부생 수소를 공급받는 것을 최대 강점으로 꼽는다. 이를 토대로 수소 인프라 구축에도 드라이브를 걸 수 있는 발판이 되고 있다.
이장원 효성하이드로젠 총괄팀장은 수소 인프라 구축 배경에 대해 “수소 충전소는 화석연료를 대체할 친환경 연료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되어 지금의 기술력으로 이어졌다”며 “현재 수소 버스가 급격히 늘고 있고, 앞으로 트럭 중장비 설비를 중심으로 점차 확대될 예정이기에 수소차 보급에 선제적으로 필요한 충전소 같은 인프라 구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효성중공업 자회사인 효성하이드로젠은 수소 인프라 구축을 위해 올해 말까지 글로벌 화학기업 린데와 손잡고 울산시 효성화학 용연공장 부지에 단일 규모로는 세계 최대 액화수소 플랜트를 건립할 예정이다.
효성과 린데의 생산 합작법인이기도 한 린데수소에너지는 효성화학이 용연공장 부지에 연산 1만3000톤 규모의 액화수소 플랜트를 본격적으로 가동할 예정이다. 또 액화수소 플랜드 완공 이후 대형 상용차용 액화수소 충전소도 총 20개소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하루에 수소 버스 150대 이상 충전’…첫 액화수소 충전소 준공
효성하이드로젠은 전남 광양에서 첫 액화수소 충전소 ‘광양 초남 액화수소 충전소’를 완공했다. 효성하이드로젠은 효성중공업과 린데가 지난 2021년 합작 설립한 회사다. 2022년 환경부 수소 충전소 공모 사업에 효성하이드로젠이 사업 대상자로 선정된 뒤 2023년 9월 착공, 올해 10월 설비 구축을 마치고 12월 중 상업운전을 목표로 시운전을 진행중이다.
광양 초남 액화수소 충전소는 200kg/h급 대용량 충전 설비로, 하루에 수소 버스 150대 이상 충전이 가능한 규모다. 광양시의 시내버스, 전세버스 및 수소 승용차 고객들이 이용할 예정이다.
이장원 팀장은 “수소는 가장 가벼운 액체이면서 가장 많은 에너지를 담을 수 있는 장점을 지녔다”며 “액화수소는 기체수소를 영하 253℃로 냉각해 액체 형태로 만든 것으로, 기체수소 대비 부피가 800분의 1 수준에 불과해 저장 및 운송이 용이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기체수소 충전소는 시간당 25~100kg을 충전할 수 있는 반면, 액화수소 충전소는 시간당 200kg으로 차량에 충전할 수 있어 버스 및 화물트럭 등 대형 운송차량에 충전이 용이한 장점이 있다.
생산 합작법인인 린데수소에너지에서 생산한 액화수소는 차량용은 물론 드론, 선박, 지게차 등 다양한 모빌리티 분야와 산업용 등으로도 판매하고 사용처를 확대할 계획이다. 앞으로 효성중공업은 2030년까지 수소차 총 30만 대를 보급하겠다는 정부 계획에 맞춰 현재 건설이 확정된 8개를 내년 말까지 구축하고, 총 20여 개 액화수소 충전소를 추가로 구축 및 운영할 계획이다. 효성중공업은 현재 건설이 완료된 36개 기체수소 충전소를 포함해 전국에 80여 개를 공급할 계획이다.
수소엔진발전기, 세계 최초 상용화 성공
수소엔진발전기는 100% 수소로만 발전이 가능한 혁신적 제품으로 효성중공업이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 4월 중순부터 울산시 효성화학 용연2공장에 설치한 1MW 수소엔진발전기의 본격 가동을 시작했다. 수소엔진발전기 상용화 성공은 그동안 효성중공업이 전력 기기를 비롯해 수소 충전소 건립 및 운영, 액화수소 공장 건립 등 수소 사업 부문에서 쌓아온 기술과 노하우가 결집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부가 2050년을 목표로 하는 수소 전소 시기를 20여 년 앞당긴 것도 큰 성과다. 안정성 면에서도 국내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올해 한국가스안전공사와 한국전기안전공사의 안전검사를 통과해 상업 운용을 허가받았다. 수소엔진은 수소와 천연가스를 구분하지 않고 연료로 사용 가능하다. 청정 수소 가격에 따라 수소의 전소 혹은 혼소 비율을 조절하며 운전할 수 있다.
수소엔진발전기는 발전 시 탄소를 배출하지 않아 이산화탄소를 저감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또한 수소엔진발전기는 그린 수소와 달리 자체적으로 전기 생산량을 늘렸다가 줄이는 기능이 있기 때문에 바로 활용이 가능하다.
김원식 효성중공업 기전PU PM은 “석탄발전 대비 수소 100%를 연료로 활용해 1MW의 수소엔진발전기를 가동할 경우 연간 7000톤의 이산화탄소 저감이 가능하다”며 “여러 기의 수소엔진발전기를 병렬로 구성하면 발전량에 따라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대폭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터뷰>
이장원 효성하이드로젠 총괄 팀장
“액화수소 충전, 탄소배출량 줄여...결국은 연료 전환”
- 효성중공업의 수소 충전소 규모는 어느 정도이고 향후 증설 계획은.
“국내에 구축된 기체와 액체 충전소는 총 200개소 정도이고 효성중공업의 구축 실적은 40여 개소로 국내 1위다. 다만 액화수소 충전소를 운영하려면 액화수소 생산 공장이 있어야 한다. 효성은 효성화학에서 나오는 부생수소를 공급받을 수 있기에 처음 계획은 1일 30톤을 생산하는 것을 계획해 현재 15톤은 구축했고, 추가로 15톤을 증설할 계획이다. 10월 7일 광양 초남 액화수소 충전소를 준공했는데, 12월부터 가동할 계획이다. 올해 말까지 액화수소 충전소 완공을 앞두고 있고, 내년 말까지 8개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 향후 3년 안에 수소 충전소를 20개까지 늘리는 것이 목표다.”
수소 충전소를 구축하게 된 이유는.
“수소 충전소는 화석연료를 대체할 친환경 연료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돼 지금의 기술력으로 이어지게 됐다. 현재 서울과 지방 곳곳에 수소 버스가 급격히 늘고 있고, 향후 트럭 중장비 설비를 중심으로 점차 확대될 예정이기에 수소차 보급에 선제적으로 필요한 충전소 같은 인프라 구축이 불가피했다.”
액화수소 충전소가 기체수소 충전소와 다른 점은.
“액화수소 충전소는 기체수소 용량에 비해 더 많은 양의 수소 충전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장 점이 크다. 기체수소는 시간당 25kg에서 100kg 충전이 가능하며 기체 튜브트레일러는 1기 당 300kg을 운송할 수 있다. 액체수소는 시간당 200kg이 충전이 가능하며 액화탱크로리 는 1기당 3000kg을 운송할 수 있으므로 운반 효율이 기체수소보다 높은 편이다. 이러한 액 체수소의 장점을 활용해 액화수소 충전소를 확대할 계획이다.”
액화수소 충전소의 강점은 무엇인가.
“탄소중립을 위해 수소 연료로 에너지 전환을 하는 것뿐 아니라 운송 차량의 연료를 무탄소 에너지원으로 전환하면 탄소를 더 이상 배출하지 않게 된다. 액화수소 충전소는 액체수소 의 냉열을 이용해 차량에 충전하는 수소를 냉각하므로 기존 기체수소 충전소의 냉동기가 불필요하다. 따라서 액화수소 충전소는 약 40%의 소비전력을 줄일 수 있어 에너지 저감 등 친환경 효과가 있다.”
액화수소 충전소를 구축할 때 애로 사항이 있다면.
“충전소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주요 설비와 부품들을 해외에서 수입해야 하는데, 원자재 가 격 상승과 환율 등에 민감하고 보조금도 현재로서는 많이 부족한 상태다. 200kg의 액화수 소 충전소 구축을 위해선 150억 원 정도 소요되는데, 정부보조금이 최대 70억 원으로 제한 적이라 정부의 지원 규모가 지금보다 확대되어야 한다.”
앞으로 액화수소 충전소와 관련해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나.
“수소 버스나 수소 트럭은 보급의 초기 단계이므로 향후 보급이 좀 더 확장되어야 하며, 도심 항공교통(UAM)에도 액화수소 충전소가 활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 액화수소 설비를 내재화하는 데 주력해 자체적 설비를 제작하거나 공급하는 사업모델을 확보하고자 한다.”
김원식 효성중공업 기전PU PM
“수소엔진발전기 첫 상용화로 그린 수소 저렴하게 조달”
수소엔진발전기는 어떤 기술인가.
“수소엔진발전기는 안정성과 환경 규정 준수를 통해 정식으로 허가받아 운전하는 세계 최초의 설비다. 전 세계 어디에서도 수소를 100% 연소하거나 가스터빈도 수소 전소를 해서 운영하는 설비는 없다. 특히 그린 수소를 가장 저렴하게 조달해 발전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 다. 수소는 운송 과정에서 비용이 많이 상승한다.
수소엔진발전은 수소 생산지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설비이기에 운송 비용이 들지 않아 수소를 낮은 가격에 조달할 수 있다. 재생 에너지에서 생산되는 그린 수소는 날씨에 따라 변동성이 심할 수 있는데, 수소엔진발전기는 자체적으로 전기 생산량을 늘렸다가 줄이는 기능이 있어 그린 수소 생산지에서 바로 활용 할 수 있다. 운송 과정에서도 이산화탄소를 추가로 배출하지 않아 친환경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수소엔진발전기의 강점은.
“값비싼 수소를 만들어 가장 합리적이면서 경제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 이다. 수소엔진발전기는 생산지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기에 다른 발전원과 차별화된다. 수소는 이동 과정에서 가격이 2~3배 높아질 수 있는데, 이동 과정 없이 수소 생산지에서 사용 되면 낮은 가격에 수소를 조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석탄발전 혼소 발전, 가스터빈 혼소 발전은 대규모라 생산지에서는 사용하기 어 렵지만, 수소엔진발전기는 소형 발전소 역할을 할 수 있다. 작은 규모로도 전기 공급이 가능 하다는 점에서 강점이 뚜렷하다.
수소엔진발전기의 또 다른 장점은 수소와 천연가스를 0~100% 혼합해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수소는 아직 값비싼 연료이기 때문에 수소 100%로 운전하게 되면 경제적 부담이 높지만 수소 가격이 하락할수록 수소 사용 비율을 0~100%까지 높여가며 수소 100% 가동 이 가능하기 때문에 경제적 부담을 낮출 수 있다. 만약, 수소 혼합 비율이 20%까지만 할 수 있는 발전설비는 최대 수소 혼합 비율이 20%이기 때문에 혼합 비율을 높이려면 당연히 설 비를 개조하거나, 신규 설비로 교체하는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그러나 수소엔진발전기는 수 소 혼합 비율 0~100%가 가능하기 때문에 개조나 교체 비용이 필요하지 않다.”
수소엔진발전기의 활용도는 어느 정도 확대될 것으로 보는가.
“전력 수급 계획 내용을 보면 2038년에는 무탄소 전원으로 재생에너지, 원자력으로 70% 부 담하게 되면서 앞으로는 재생에너지가 많이 설치되어 수소엔진발전기 활용도 역시 높아질 수밖에 없다. 수소엔진발전기는 생산지에서 활용하는 것이 가능하고 출력제어를 통해 미활 용되는 재생에너지로 수소를 생산하며 수소 생산 단가를 낮추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수소 엔진의 활용도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해야 하는 만큼 탄소를 저감해야 하는 양이 상당히 많아질 수 있다. 하지만 수소 전소를 100%로 한다는 것은 추가적 탄소배출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화석 청정 수소가 충분하고 가격이 합리적이라면 수소를 발전할수록 화석발전량을 전부 대 체할 뿐 아니라 탄소중립은 쉽게 달성이 가능하다.”
이미경 기자 esit917@hankyung.com │ 사진 서범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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