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방첩기관이 '반도체 기술 유출'을 다룬 미니 드라마를 공개했다.
중국 국가안전부는 지난 28일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공식 계정을 통해 2~3분 분량의 미니 드라마 '신솬'(芯算·'속셈'을 의미하는 단어 '心算'에 '칩'를 의미하는 중국어 '芯'을 덧댄 표현)을 하루 한 편씩 공개하고 있다.
주된 내용은 중국의 한 반도체업체의 중국인 고급 엔지니어가 회사의 독자 개발 반도체 제품 핵심 데이터를 해외로 빼돌린 것을 국가안전부가 적발한다는 것이다. 특히 1화는 중국 반도체 업체에서 일하던 한국 교민의 체포·구속 소식이 처음 알려지기 직전 공개됐다.
앞서 한국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동부 안후이성 허페이시에 살던 한국 교민 50대 A씨는 작년 12월 중국 공안당국에 간첩 혐의로 체포된 데 이어 지난 5월 구속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한국인이 중국 개정 반간첩법 적용을 받고 구속된 것이 이번이 처음이다.
A씨는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에서 근무하던 기술자로 2016년 신생 기업인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에 영입됐고, 중국 당국은 A씨가 중국 업체 기술을 한국에 건넸다고 본 것으로 전해진다.
과거 베일에 싸였던 국가안전부는 지난해 7월 개정 반(反)간첩법 시행 이후로 SNS와 관영매체를 통해 공개 선전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안보 의식 홍보를 위해 웹툰이나 드라마 형식까지 차용하고 있다.
중국 대중을 향해 '간첩 식별법'을 홍보하거나 외국 간첩 활동에 경각심을 고취하는 내용이 거의 매일 같이 온라인에 공유되고 있다. 또한 중국 경제 둔화 우려가 본격화한 작년 말부터는 경제 쇠퇴 언급을 안보 위협과 연관 짓는 경계령을 내놔 논란이 일기도 했다.
30일 공개된 신솬 3화에서 기술 유출범인 엔지니어는 국가안전부에 자수한 뒤 해외 유학 시절 교통사고 처리를 도와준 인물 때문에 데이터 유출에 연루되게 됐다고 수사관에게 털어놨다. 드라마는 유출범에게 범행을 지시한 '윗선' 추적을 예고하며 끝났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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