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오르면 내가 떨어진다"…한미반도체·한화인더 왜

입력 2024-10-30 17:23   수정 2024-10-30 17:25

인공지능(AI) 밸류체인 진입과 수성을 위한 업체들의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제조 공정 핵심인 열압착(TC) 본더 시장에서 기존 독점사 한미반도체와 신생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한화인더) 주가가 엇갈리는 게 대표적이다. 한화인더는 100% 자회사 한화정밀기계를 통해 SK하이닉스에 TC 본더 납품을 시도 중이다.

30일 한미반도체 주가는 4% 상승한 9만6300원에 마감했다. 전날 미국 증시에서 기술주들이 강세를 보이면서 AI 밸류체인이 상승 흐름을 탔기 때문이다. HBM 1위 기업인 SK하이닉스도 2.47% 상승했다. TC 본더 시장에서 한미반도체와 경쟁 관계인 한화인더는 이날 6.74% 급락했다. 한미반도체 주가가 뛰면서 한화인더 투자 심리가 식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SK하이닉스가 TC 본더 납품사 다변화 움직임을 보이면서 양사 주가는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전날에는 한화인더가 9.3% 상승했고, 한미반도체는 3.04% 하락했다. 한화인더가 10.28% 급등한 이달 8일엔 한미반도체가 3.07% 빠졌다. 한화인더의 SK하이닉스 ‘퀄 테스트’(품질 인증) 탈락설이 돈 17일엔 한화인더가 10.78% 폭락한 반면 한미반도체는 6.99% 올랐다. 이 과정에서 잡음이 일기도 했다. 한화인더의 강한 부인에도 한 증권사에서 품질 인증 탈락설을 보고서에 그대로 실었다가 수정했고, 한미반도체의 견제설 등 확인되지 않은 루머가 증권가에 퍼졌다.

한미반도체는 올 3분기 매출 2085억원, 영업이익 93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이 47.6%에 달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다. HBM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SK하이닉스 또한 3분기에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이익을 뛰어넘으면서 밸류에이션 격차를 벌리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기술력에 따라 주가 흐름도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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