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C에너지, 자회사 매각…신성장 동력 확보 나서

입력 2024-10-30 17:58   수정 2024-10-31 01:35

에너지기업 SGC에너지가 자회사를 매각해 신사업 확장에 나선다. 발전 및 에너지에 치우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반도체 세척용 제품과 폐배터리를 포함한 배터리 산업 등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이다. 허가가 필요한 지역 발전사업을 영위해 ‘캐시 카우’를 확보한 에너지 기업으로서는 이례적인 행보다.


SGC에너지는 30일 이사회를 열고 바이오매스 발전소를 운영하는 자회사(지분율 95%) SGC그린파워를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글랜우드PE)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매각 대금은 3222억원이다. 이번 거래를 통해 SGC그린파워가 보유한 차입금 2700억원이 글랜우드PE에 이관되는 점을 합산하면 5922억원 규모다. 전북 군산에 있는 SGC그린파워는 100% 목재펠릿을 사용해 친환경 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시간당 100㎿ 규모의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SGC에너지는 이번 매각 대금을 기반으로 반도체 세정용 특수가스에 쓰이는 초고순도 액화탄산을 생산할 계획이다. SGC에너지는 현재 군산 열병합발전소에서 드라이아이스용 액화탄산을 연 10만t 생산하고 있다. 국내 민간 발전사 최초로 이산화탄소 포집·활용(CCU) 설비를 적용해 탄소 배출이 없다는 게 특징이다.

SGC에너지는 이 액화탄산 설비를 증설해 반도체 세정용 특수가스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연 5만~6만t가량의 증설을 염두에 두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처음 설계할 때부터 반도체 특수가스 시장 공략을 계획해 증설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만큼 반도체 기업이 추구하는 탄소 중립 전략과 맞닿은 제품이다.

국내에서 반도체 특수가스에 쓰이는 액화탄산 시장은 연 9만t 규모다. SGC에너지가 증설을 완료하면 국내 최대 규모 사업자가 된다. SGC에너지 측은 “99.999% 이상의 순도와 기술을 모두 갖춘 터라 앞으로 반도체 기업과 공급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GC에너지는 폐배터리를 비롯한 배터리 밸류체인에도 발을 들이기로 했다. 전기차용 배터리는 10년이 넘어가면 폐배터리로 분류돼 에너지저장장치(ESS)용으로 재사용되거나 리튬, 니켈 등 원자재를 뽑아내는 재활용 공정에 투입된다. SGC에너지는 “국내외 관련 기업과 협의 중인 단계”라고 말했다. 이우성 SGC에너지 대표는 “이번 매각을 통해 고성장, 고부가가치 중심 사업을 강화해 미래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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