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의 매출이 3분기 연속 하락했다. 공격적인 매장 확대 정책이 본격적인 역풍을 맞는 가운데 너무 복잡하고 많은 메뉴, 자주 밀리는 주문 등 갖가지 문제가 쏟아지고 있다. 8달러짜리 라떼가 등장할 정도로 가격이 올랐지만 서비스는 개선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새로운 최고경영자(CEO)를 영입한 스타벅스는 대대적인 쇄신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동일 매장 매출의 경우 미국과 중국의 수요 부진으로 전체적으로 7% 하락했다. 글로벌 매장 고객 방문율도 이 기간 8%나 하락했다. 미국의 경우 방문율 감소 폭이 10%에 달해 매출이 6% 감소했다. 불황의 직격탄을 맞은 중국은 동일 매장 매출이 14%나 감소했다.
매장 한 곳당 매출이 줄어든 것은 적극적 매장 수 확대로 인근 매장과 영역이 겹치는 경우가 많아지고, 다른 브랜드와 경쟁도 심해진 탓으로 분석된다. 미국에는 스타벅스 매장이 1만6000여곳, 중국에도 7300곳이나 된다. 세계 곳곳에서 스타벅스와 던킨도너츠와 같은 대형 브랜드와 신흥 브랜드의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에선 아칸소 지역 브랜드 '7 Brew', 오리건주의 더치 브로스(Dutch Bros)와 휴먼 빈(Human Bean) 등 신흥 브랜드가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스타벅스가 프리미엄 이미지를 상실했다는 평가가 나온다는 점은 무엇보다 큰 악재다. 시애틀의 워싱턴대 근처 매장의 바리스타인 아리 브레이는 "예전의 스타벅스에선 이름을 부르며 인사를 받고, 바리스타와 친근하게 대화할 수 있었다"며 "15분 동안 기다려야 하고, 너무 바빠서 아무도 말을 걸지 못한다면 좋은 경험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근 드라이브스루와 픽업 주문 등 효율에만 집중하며 일부 매장에선 좌석을 줄이는 등의 전략을 사용하는 것도 아쉬운 점이다. LA의 음악가 니콜 시몬(39)은 "첫 데이트를 스타벅스에서 했고 가장 좋아했던 일 중 하나도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시고 책을 읽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지금 스타벅스는 패스트푸드 레스토랑 같고 타코벨이나 맥도날드처럼 삭막하다"고 불평했다.
스타벅스는 지난 8월 구원투수로 취임한 니콜 CEO의 지휘 아래 ‘스타벅스로 돌아가기’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스타벅스는 2025회계연도엔 신규 점포 오픈을 줄이고 리노베이션도 축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호박향 라떼나 핑크 음료 등 빈번하게 선보이던 시즌 음료도 출시를 자제할 것으로 예상된다. 긴 대기 줄을 만들어 단골 고객을 불편하게 만들었던 프로모션과 할인도 줄어들 전망이다. 스타벅스 주가는 올들어 고점 대비 30% 이상 급락했었으나 CEO 교체 이후 급반등해 연초보다 약 4.5% 상승한 상태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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