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정재가 래몽래인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했다. 이에 따라 이정재와 정우성 등 아티스트유나이티드 측 인사가 사내 이사로 진입했다. 김동래 래몽래인 대표 재선임 안건은 상정되지 않았다. 래몽래인 상호도 아티스트스튜디오로 변경된다.
래몽래인은 31일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동 밸런스빌딩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정관 변경, 이사 선임 안건을 논의·의결했다. 그 결과 배우 이정재와 정우성, 이태성 아티스트유나이티드 대표가 사내 이사로 선임됐다. 이정재 측 인사인 박혜경 앤드크레딧 대표도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다.
그 외 상호 변경, 사업목적 추가, 공고방법 변경, 전환사채 발행한도 확대의 건,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한도 확대의 건, 교환사채 발행한도 확대의 건, 이사의 보수와 퇴직금 조항 수정의 건 등 아티스트유나이티드가 상정한 안건은 모두 통과됐다. 이에 따라 래몽래인의 상호는 아티스트스튜디오로 바뀐다.
기존 경영진인 김동래 대표와 김기열 래몽래인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대한 의결은 진행되지 않았다. 주주총회 전 안건이 자진 철회되면서다. 이사의 수를 '3명 이상'으로 규정한 정관을 '3명 이상 8명 이내'로 바꾸자는 안건도 부결됐다.
이번 주주총회 결과는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전날 법원이 김 대표에 아티스트유나이티드 측이 올린 이사 선임 2건에 대해 찬성 의견을 내라고 판결했기 때문이다. 법원은 또 김 대표가 상호 번경의 건, 이사 보수와 퇴직금 조항 수정의 건도 찬성하라고 명령했다. 이를 위반할 경우 김 대표가 아티스트유나이티드 측에 각 50억원씩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이정재 측이 주총에서 압승을 거두며 경영권 분쟁은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이정재와 그가 최대주주로 있는 아티스트유나이티드는 래몽래인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최대주주가 됐다. 상반기 말 기준 아티스트유나이티드의 지분율은 18.44%고 이정재도 5.12%를 보유하고 있다. 김 대표의 지분율은 13.41%다.
이후 아티스트유나이티드는 초록뱀미디어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이 과정에서 래몽래인 경영진과 이정재 측은 마찰을 빚었다. 김 대표 측은 아티스트유나이티드가 래몽래인의 제작 역량을 키우겠다는 약속을 외면하고 래몽래인의 현금자산을 동원해 다른 기업 인수에만 관심을 보인다고 주장했다. 또 김 대표는 아티스트유나이티드 측이 '국내 대형 연예기획사를 인수하고, 외국에서 투자를 유치할 것'이라고 구두로 약속해 유상증자를 받아들였다는 입장이다.
반대로 아티스트유나이티드 측은 김 대표가 회사를 매각하고 떠나기로 해 놓고 계약 후 말을 바꿔 계속 경영권을 유지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21일 아티스트유나이티드는 주주들을 상대로 입장문을 내 "현 사태는 김동래 대표의 계약 위반에서 비롯됐다"고 재차 강조하며 "김 대표의 만행에 주주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끝까지 맞서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주주총회 후 아티스트유나이티드 관계자는 "아티스트스튜디오(전 래몽래인)는 글로벌 시장을 겨낭한 영화, TV 시리즈 등 영상 콘텐츠 제작에 힘쓸 것"이라며 "국내외에서 사랑받는 다양한 콘텐츠를 창출해 기업 가치와 주주 가치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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