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걱정 말고 車 만들라더니…넥쏘 이을 '콘셉트카' 나왔다 [영상]

입력 2024-10-31 13:37   수정 2024-10-31 14:48

"현대차의 27년 수소 개발 역사는 뚝심 있는 결단이었습니다. 수소가 향후 미래에너지의 핵심이라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사진)은 31일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린 수소전기차 콘셉트카 미디어 공개 행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외환위기 등으로 모든 기업이 수소 투자에 움츠릴 때도 담대하게 투자를 진행했다"며 "수소전기차의 '퍼스트 무버'로서 수소차 시장을 더 크게 열겠다"고 강조했다.


정몽구의 뚝심...'넥쏘' 개발되기까지
현대차는 1998년 수소 연구개발(R&D)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수소전기차 개발을 시작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의 전폭적 지지가 당시부터 지금까지 27년간 현대차 수소 전기차 개발이 이어질 수 있는 밑바탕이 됐다는 후문이다.

정 명예회장은 수소 전기차를 포함한 친환경차 개발의 전초 기지인 환경기술연구소를 세워 연구 활동을 지원했다. "돈 걱정은 하지 말고 젊은 기술자들이 만들고 싶은 차는 다 만들어봐라. 돈 아낀다고 똑같은 차 100대를 만들 필요 없다"면서 수소전기차 연구원들 사기를 북돋운 일화도 알려져 있다.

정 명예회장의 결단으로 현대차는 2004년 독자 개발 스택을 탑재한 수소 전기차를 개발했고 2013년엔 세계 최초로 수소 전기차 '투싼ix Fuel Cell'을 양산했다. 이 차는 유럽 관공서를 중심으로 1000대가량 팔렸다. 다시 5년 뒤 현대차는 수소전기차 전용 모델 '넥쏘'를 출시, 현재 수소 전기차 시장에서 글로벌 판매량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넥쏘 이을 수소 전기 콘셉트카 '이니시움' 공개
현대차는 이날 넥쏘의 뒤를 이을 수소전기 콘셉트카 '이니시움'을 공개했다. 이니시움은 현대차가 내년 상반기에 선보일 승용 수소전기차(FCEV)의 상품과 디자인 측면 방향성을 담은 콘셉트 모델이다.

이니시움은 라틴어로 '시작, 처음'을 뜻하는 단어다. 현대차는 이니시움이 "수소 사회를 여는 선봉장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신규 디자인 언어 '아트 오브 스틸'을 반영, 스틸의 자연스러운 탄성을 살려 소재 자체에서 오는 강인함과 아름다움을 강조한 점이 특징이다.


램프 디자인은 현대차그룹의 수소 밸류체인 사업 브랜드 'HTWO'의 심벌을 형상화한 유니크한 디자인을 적용했다. 이와 함께 볼륨감 있는 펜더, 웅장한 21인치 휠, 견고함을 강조한 도어의 그루브 패턴 디테일을 적용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면모를 강조했다.

이니시움은 수소 탱크 저장 용량을 증대해 650㎞의 주행 가능 거리를 확보했다. 또 연료전지시스템과 배터리 성능 향상으로 최대 150kW의 모터 출력을 구현했다. 여기에 수소 충전 인프라 활용을 보다 쉽게 돕는 내비게이션 기능인 '루트 플래너' 기능을 적용해 수소 충전소를 경유할 수 있는 루트를 안내하도록 했다.


다양한 야외 활동 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실내·외 V2L 기능을 탑재했고, 실외 단자는 220V 가정용 콘셉트에 직접 연결이 가능하도록 설계하는 등 수소전기차 특화 사양을 마련했다. 이니시움은 다음달 열리는 광저우 모터쇼, LA 오토쇼 등 글로벌 시장에서도 공개될 예정이다.

장 사장은 "지난 27년간 현대차가 흔들림 없이 도전하고 결단할 수 있었던 것은 수소의 가치에 대한 올곧은 신념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수소는 미래 세대를 위한 깨끗한 에너지일 뿐 아니라 접근성이 좋고, 따라서 공평한 에너지"라고 역설했다.

고양=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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