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가 김택규 배드민턴협회 회장(59)의 후원 물품 횡령 및 배임 의혹과 관련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문체부는 31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배드민턴협회 사무 검사·보조사업 수행점검 결과 브리핑을 열고 김 회장에 대한 사법처리와 함께 해임을 추진하기로 했다.
문체부에 따르면 협회는 지난해 정부 지원 사업으로 셔틀콕 등을 구입하는 과정에서 구두 계약을 통해 1억5000만원 규모의 후원 물품을 받았다. 올해는 1억4000만원 상당의 물품을 받기로 서면 계약한 상황이다. 문체부는 후원 물품이 공식 절차 없이 지역에 임의 배부됐다며 “횡령·배임 혐의로 김 회장을 서울 송파경찰서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김 회장의 직장 내 괴롭힘도 사실로 확인돼 이 내용을 관계기관에 신고 조치했다.
이번 조사는 2024 파리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안세영(22)이 협회와 대표팀을 향해 작심 발언을 내놓은 것을 계기로 착수됐다. 문체부는 “선수들의 의견 청취 결과, 선수들이 원하는 바는 안세영 선수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며 단·복식 맞춤 훈련을 위한 코치진·지원 인력 증원, 의료 공간·인력 등 인프라 확충, 국가대표선수촌 내 부조리한 관행 혁신 등을 약속했다. 국가대표 선수의 국제대회 자비 참가 제한 규정 폐지, 비(非) 국가대표의 국제대회 출전 제한 규정 폐지, 경기력 직결 용품에 대한 선수 결정권 존중 등에 대해서는 시정명령 조치를 내렸다.
이정우 문체부 조사단장(체육국장)은 “협회가 이번에도 고치지 않으면 자정 능력이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협회 모든 임원을 해임하는 관리단체 지정, 선수 지원 외 다른 예산 지원 중단 등 특단의 조치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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