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회장은 1999년 오스트리아에서 자동차 반제품 제조 사업을 하는 영산그룹을 창업했다. 1981년 설립된 월드옥타 역사상 처음으로 유럽 기반의 수장이 된 그는 한인경제인대회를 예년처럼 회원만의 축제로 국한하고 싶지 않았다. 동포 경제인 간 네트워크 구축과 국내 중소기업의 수출 판로 개척에 도움을 주는 방법을 찾았다. 그래서 나온 생각이 한국상품박람회였다. 이번 대회를 준비하며 박 회장은 국내 17개 광역단체장과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을 만나 참여를 끌어냈다.
30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 오스트리아센터에서 만난 박 회장은 “그동안 국내 중소기업이 미국, 아시아 시장과 달리 유럽 시장 접근을 어려워했는데 이번 대회를 통해 그 벽을 허문 것 같다”며 “월드옥타와 국내 기업이 윈윈하는 대회로 마무리됐다”고 평가했다.
과거에는 바이어가 동포 기업인에 그쳤다면 이번 대회에서는 유럽 현지 대형 유통망을 보유한 기업을 불러 모았다. 그는 “유럽 각국 대사는 물론 KOTRA 무역관부터 각국 상공회의소와 경제단체를 찾아다니며 대회를 알렸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는 한상대회로 불리던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와도 확실히 차별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 회장은 “한상대회는 지난해에만 처음 미국 애너하임에서 열렸고, 그동안 국내에서 치러진 동포 기업인 대회”라며 “우리는 6년 먼저 시작했을 뿐 아니라 격년으로 세계 곳곳에서 개최해 더 많은 바이어를 데려올 수 있으니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우여곡절도 있었다. 치솟는 유럽 물가 탓에 예상보다 비용이 더 들었다. 애초 400여 개 기업(450개 부스)에서 300개 기업(377개 부스)으로 참가 기업 수가 줄어든 이유다. 박 회장은 “대회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만큼 앞으로 국내 지방자치단체, 경제단체와 손잡고 봄에는 국내 개최, 가을엔 해외 개최로 대회 방식을 개편하고 싶다”고 말했다.
빈=김우섭/최형창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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