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개발사 오픈AI가 자체 검색 엔진을 정식으로 내놨다. 세계 시장을 점령한 ‘검색 왕국’ 구글에 도전장을 낸 셈이다. 검색 엔진 시장이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대화형 플랫폼을 중심으로 재편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오픈AI는 챗GPT 유료 구독자를 대상으로 자사 검색 엔진 ‘챗GPT 서치’를 정식 출시한다고 31일 발표했다. 지난 7월 ‘서치GPT’라는 이름으로 시제품을 공개한 지 석 달 만이다. 챗GPT 서치는 기존 챗GPT에 통합된 형태다. 검색창 밑에 있는 작은 지구본 모양의 아이콘을 클릭하면 검색이 시작된다.
친구와 채팅하는 것처럼 자연어로 질문을 던지면 AI가 실시간으로 인터넷에서 적합한 정보를 찾아준다. 출처 링크와 이미지 등도 함께 표시한다. 원하는 답을 얻기 위해 한두 단어를 검색하는 일반 검색 엔진과 달리 원하는 내용을 긴 줄글 형태로 질문해도 원하는 답변을 받을 수 있다. 한 번 검색 결과를 표출하면 관련 질문이 있더라도 검색어를 일일이 다시 입력해야 하는 기존 검색 엔진과 달리 ‘꼬리 질문’도 가능하다.
수억명이 쓰는 챗GPT에 탑재…접근성 높여 사용자 확보나서
챗GPT 서치가 기존 검색 엔진과 가장 차별화되는 건 대화형이라는 점이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네이버 등 기존 검색 엔진에서는 원하는 답을 얻기 위해 한두 개 단어를 입력해야 했다. 한 번 검색 결과가 표출되면 검색 결과에 대한 후속 질문이 있더라도 검색창에 기존 검색어에 새로운 조건을 붙여서 일일이 다시 입력해야 했다. 하지만 챗GPT 서치에는 받은 답변에 대한 ‘꼬리질문’이 가능하다.
하나의 답변에 여러 출처의 링크가 뜨는 건 기존 챗GPT와 가장 큰 차이점이다. 출처를 전면에 배치하지 않고 원할 때만 볼 수 있도록 해 출처를 최상단에 배치한 AI 검색 엔진 퍼플렉시티와 차별화했다. 오픈AI는 챗GPT 서치 출시를 앞두고 월스트리트저널(WSJ) 파이낸셜타임스(FT) AP통신 등 세계 주요 언론과 앞다퉈 콘텐츠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기존 검색 엔진처럼 검색 결과와 관련한 콘텐츠를 전부 보여주기보다는 AI가 ‘양질의 콘텐츠’를 우선적으로 선별해 노출한다는 전략이다.
시각 디자인 요소도 많이 늘어났다. 챗GPT 서치의 답변에서는 이미지, 지도, 그래프를 보기가 쉽다. 여행지 관련 질문을 하면 사진을, 맛집을 추천해 달라고 하면 지도를, 기업 주가 관련 질문에는 그래프를 보여주는 식이다.
AI 검색 시장을 둘러싼 빅테크의 기세 싸움은 점점 더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최근 구글은 지난 5월 출시한 검색 서비스 AI 오버뷰의 출시 국가를 100개국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도 자체 검색 엔진 출시를 검토 중이다.
오픈AI 역시 챗GPT 서치를 계속 고도화한다는 방침이다. 챗GPT 서치는 몇 주 내에 기업용 챗GPT 엔터프라이즈와 대학용 챗GPT 에듀 사용자에게 공개되고, 몇 달 내 공개 범위를 모든 무료 사용자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오픈AI는 “쇼핑과 여행 영역 검색 기능을 지속해서 개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실리콘밸리=송영찬 특파원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