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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지난 분기 전반적으로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다만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급락했다. 유럽에서 그동안 미납했다고 판단한 세금을 한번에 납부한 데다, 제품 판매량이 시장 예상에 못 미치고 최대 시장 중 하나인 중화권에서의 매출이 줄어든 영향이다.
31일(현지시간) 애플은 2024 회계연도 4분기(7~9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1% 늘어난 949억3000만달러(약 130조58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시장조사업체 LSEG가 취합한 애널리스트 평균 예상치(945억8000만달러)를 웃돌았다. 전체 매출의 49%를 차지하는 아이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 늘어난 463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마찬가지로 시장 전망치(454억7000만달러)를 상회했다.
다만 순이익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애플의 지난 분기 순이익은 147억3000만달러, 주당 순이익(EPS)은 0.97달러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 순이익과 EPS가 각각 229억6000만달러, 1.47달러였던 걸 고려하면 1년 새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이는 애플이 아일랜드에서 그간 받은 조세 혜택이 유럽연합(EU)의 보조금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지난 9월 패소해 아일랜드에 130억유로(약 19조3000억원)에 달하는 미납 세금을 일회성으로 낸 탓이었다. 이를 반영한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1.64달러로 시장 전망치(1.60달러)보다 높았다.
아이폰을 제외한 제품 매출도 좋지 않았다. 아이패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 늘어난 69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시장 전망치(70억9000만달러)에는 못 미친 수치다. 맥 매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 늘어나긴 했지만, 77억4000만달러로 시장 전망치(78억2000만달러)에 못 미쳤다. 애플워치와 에어팟 등을 포함한 기타 제품 매출은 90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 감소한 데 이어 시장 전망치도 밑돌았다.
특히 중화권에서의 판매량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은 중국, 대만, 홍콩 등 중화권에서의 매출이 전년 대비 줄어든 150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전망치(158억달러)에 못 미치는 매출이다. 중화권은 애플의 3대 시장 중 하나지만, 화웨이·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과의 경쟁이 격화된 게 원인으로 분석된다.
시장 반응은 차가웠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1.82% 떨어진 225.91달러로 거래를 마감한 데 이어, 실적 발표 후 시간외거래에선 2% 안팎 떨어졌다. 미 동부시간 오후 7시4분 애플 주가는 222.3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실리콘밸리=송영찬 특파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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