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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주요국들이 강달러에 대비해 6조4000억달러(약 8820조원)에 이르는 외환을 비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대선을 앞두고 달러 강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아시아 국가들의 외환보유고가 방어벽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3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아시아 주요 10개국(일본 제외)의 외환보유액은 6조4000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말 6조2000억달러(약 8540조원)와 2022년 5조9000억달러(약 8130조원)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다. 중국이 전체 외환보유액의 거의 절반(3조3160억달러)을 차지했고, 인도 외환보유액은 6880억달러(약 949조원)로 지난해보다 600억달러 이상 늘었다. 미툴 코테차 바클레이스 아시아 외환 및 신흥국 매크로 전략 책임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아시아 통화에 추가적인 하방 압력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아시아 외환보유고가 꾸준히 증가해온 만큼 충분한 대응 여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고 미국 중앙은행(Fed)의 양적완화 속도가 느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달러 강세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달 블룸버그 아시아통화지수는 지난해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인도 루피화는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고, 한국 원화도 3개월 만에 최저치에 근접했다. 분석가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해 무역전쟁을 재점화할 경우 손실이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프라샨트 뉴나하 TD증권 분석가는“수개월에 걸친 달러 강세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아시아 각국 중앙은행들은 자본 유출과 통화정책 여력 제약 등을 우려하며 변동성에 대비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공언해왔다. 샥티칸타 다스 인도 중앙은행 총재는 "달러는 외환보유고가 불안정한 자본 흐름에 대비한 안전망"이라며 외환 비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중국에서는 위안화 가치 지지를 위해 국영 대출 기관 대부분이 외화자금시장에서 환리스크 회피 등을 위해 거래하는 파생상품인 외환스와프를 적극 확용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중앙은행은 국영 기업이 해외 투자 소득을 본국으로 송환해 현지 통화로 전환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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