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감소와 국내 인재의 해외 유출은 국가 미래에 실존적 위협으로 작용한다. 그 어느 때보다 개개인의 역량을 최대한으로 끌어낼 교육 방식에 대한 고민이 깊다. 그러나 무서운 속도로 발전하는 기술과 달리 교육 환경은 변화에 보수적인 것이 현실이다.
답보 상태에 있던 교육 환경에 인공지능(AI)은 ‘메기’처럼 등장했다. 지난 3~4년 사이 생성형 AI가 나타나 양질의 ‘맞춤형 교육’을 할 수 있게 됐다. 한정된 시간을 암기와 정량 평가에 쏟는 대신 창의력과 사고력을 키우는 데 활용한다. 한국 교육 역시 선도적으로 AI 디지털교과서 등 새 교육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기술뿐만 아니라 교육 철학의 전면적 수정이 병행돼야 하는 때다. 지난달 30~31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서울에서 열린 ‘글로벌인재포럼 2024’에 모인 석학들 역시 “AI 시대를 위한 새로운 교육 방식이 필요한 때”라고 입을 모았다. 조석희 미국 세인트존스대 교수는 “AI 시대에 ‘1점, 한 등수라도 더 올려야 한다’는 한국 교육 풍토는 바뀌어야 한다”며 “실패와 다양성을 인정해주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계적 평등에 매몰돼 소외된 영재 교육의 회복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난 10년간 영재교육은 사교육 유발의 주범으로 지목돼 왔다. 한국의 영재교육 비중은 이스라엘(3%), 미국(15%) 등에 비해 턱없이 낮은 1%대에 그친다.
기성세대의 재교육도 활성화돼야 한다. 문명재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기존 인력을 AI로 대체하기보다는 이들의 기술 습득 능력을 키워 더 큰 가치를 창출하도록 하는 ‘업스킬링’과 ‘리스킬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래를 이끌어 갈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국가 경쟁력을 키우는 유일한 해답이다. 더 늦기 전에 교육을 통해 미래에 투자해야 한다. 글로벌인재포럼 2024가 한국의 교육 현장에 주문하는 핵심 키워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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