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제주항공이 이스타홀딩스와 대동인베스트먼트를 상대로 낸 금전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본 2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3일 밝혔다.
제주항공은 2019년 이스타항공 인수를 추진했으나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거래 상대방인 이스타홀딩스·대동인베스트먼트와 체불임금을 비롯한 비용 책임 소재를 놓고 갈등을 빚었다. 제주항공은 인수를 포기하고 2020년 9월 이들 회사를 상대로 계약금 반환 및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원고 제주항공의 소송대리인은 법무법인 광장(박재현 백정화 윤용준 임서영 변호사)이 맡았다. 2심에서 피고 이스타홀딩스와 대동인베스트먼트는 법무법인 해광·호민과 화우를 각각 선임했다.
소송의 최대 승부처는 진술·보장 위반의 책임 소재였다. 이스타홀딩스는 500장이 넘는 녹취록을 증거로 제출하며 “모든 조치가 제주항공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제주항공 측 변호인은 자금흐름을 분석하고 문서 생성 시점을 추적하는 등 팩트 체크 전략으로 맞섰다. 인력 구조조정안이 주식매매 계약 체결 이전에 작성됐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체불임금의 원인도 (M&A를 위해 파견된) 제주항공 자금관리인의 집행 거부가 아니라 회사 계좌 잔액 부족이라는 점을 입증했다.
1심은 이스타홀딩스의 계약 위반을 인정하고 230억원(계약금 115억원+손해배상 115억원) 전액 지급을 명령했다. 대동인베스트먼트에도 계약금 4억5000만원을 제주항공에 돌려주라고 했다. 주요 위반 사항으로는 △항공기 리스료 등 860억원 채무 불이행 △직원 임금 188억원 미지급 △일부 노선 운항 시각 반납 미고지 등이 꼽혔다.
2심은 계약 위반 판단을 유지하면서도 손해배상액을 20%(23억원)로 감액했다. 코로나19가 주된 경영난의 원인이고 제주항공도 이를 인지한 점, 계약금 대부분이 이스타항공 운영에 투입된 사실 등을 고려했다. 대법원은 2심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양측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이스타항공은 M&A 무산 이후 2021년 2월 회생절차에 들어갔다가 골프장 관리업체 성정에 인수됐고 VIG파트너스가 새 주인이 돼 지난해 3월부터 상업 운항을 재개했다. 이번 판결이 이스타항공이나 VIG파트너스에 미치는 재무적 영향은 없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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