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김병주 회장 이름 딴 서울시립도서관 착공

입력 2024-11-04 15:43   수정 2024-11-04 16:56


동북아시아 최대 규모의 사모펀드를 운용하는 MBK파트너스의 김병주 회장 이름을 딴 시립도서관 건립이 첫 삽을 떴다. 기업인의 이름을 딴 공공 도서관을 짓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4일 서울시 등은 서북권 첫 시립도서관인 김병주도서관의 착공식을 열었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도서관 건립비용 675억원 중 절반에 달하는 총 300억원을 기부하면서, 기부자 예우 차원에서 시설 이름을 김 회장 이름을 따 지었다. 개인이 시립도서관 건립을 위해 기부금을 쾌척한 첫 사례다. 2027년 개관이 목표다.

서울시는 2019년부터 모든 시민에게 고른 독서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핵심사업으로 권역별 시립 도서관 건립을 추진해왔다. 건립계획 보도를 본 김 회장은 서울시에 기부 의사를 밝혔다. 2021년 8월 기부금 전달식에서 김 회장은 "어린 시절 미국으로 이민을 갔을 때 도서관에서 책을 보며 언어와 문화를 익혔던 경험이 있다”면서 “지역사회에 중심적 역할을 하는 도서관을 설립하겠다는 꿈이 있었다”고 밝혔다. 미국 뉴저지 체리힐 도서관이 그의 어린 시절 유일한 공부방이자 놀이터였고, 그곳에서 언어와 문화를 배운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시는 서대문구 외에도 관악구, 금천구, 송파 위례, 강서구, 동대문구 등 총 여섯 개 권역에서 시립도서관 건립을 추진 중이다. 그중에서도 김 회장이 서대문구 북가좌동 서울시립도서관을 콕 집어 기부금을 전달한 이유는 이민 전 그가 서대문구 일대에서 살았기 때문이다. 그의 장인어른인 고(故) 박태준 전 총리도 서대문 북아현동에서 40여년간 거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도서관은 가재울중앙근린공원 인근(북가좌동 479번지)에 지하 1층~지상 5층, 연면적 9109㎡ 규모로 들어선다. 국내 공공도서관 최초로 로봇이 책을 찾아서 대출대로 전달하는 시스템인 ‘자동화서고(ASRS)'를 도입한다. 통유리를 통해 누구나 볼 수 있는 자동서고 갤러리도 조성해 볼거리를 제공한다.

도서관은 마치 ‘공원 속 도서관’처럼 가재울 중앙공원과 연결된 형태로 조성될 예정이다. 지상층은 필로티(기둥방식) 구조의 개방된 형태로 조성한다. 옥상에는 공연장 같은 옥상정원도 펼쳐진다.

내부는 최대 5m에 이르는 층고를 통한 개방감으로 편안함을 주고 ‘엄마·아빠 VIP존’, ‘이야기방’, ‘어린이 문화교실’ 등 가족 단위로 도서관을 찾는 시민들을 위한 복합문화공간도 마련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북권역에 도서관이 들어서게 되면 또 다른 차원의 독서문화 펼쳐지게 될 것"이라며 "서울시민의 독서 열과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도서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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