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4일 오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 2024'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최 회장은 올해 연간 실적을 기준으로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에 관한 의견을 묻는 말에 "자꾸 남의 회사를 얘기하는 건 상당히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전제하면서 "AI라는 것이 반도체 업계에 들어오면서 AI도 여러 종류와 여러 어프로치(접근법)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저희가 하는 어프로치가 따로 있을 테고 다른 회사들이 하는 어프로치도 다를 것"이라며 "누가 더 잘한다라는 말을 하기는 어려워졌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맡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의 올 1~3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12조2200억원을 기록한 반면 SK하이닉스는 같은 기간 15조3845억원을 달성했다. 삼성전자보다 3조원 이상 많은 영업이익을 벌어들였다.
엔비디아가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제품인 HBM4 공급을 앞당겨줄 것을 요청했다는 내용과 관련해선 "퀄(품질) 테스트가 통과되지 않는다면 (일정을) 앞당겼다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그간 HBM3E 등의 제품에서 고객 테스트를 문제 없이 통과해 왔다. 최 회장의 발언은 HBM4도 퀄 테스트를 무난하게 통과할 것이란 의미를 담은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이날 오전 기조연설에서 "젠슨 황 CEO를 만났을 때 HBM4 공급을 6개월 당겨달라고 했다"며 "제가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을 보면서 '가능하겠냐'고 물었더니 최대한 해보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2026년 출시될 예정이었던 HBM4 12단 제품은 내년 하반기 중 출하될 계획이다.
글로벌 빅테크 최고경영자(CEO)들과의 만남과 관련해선 "아무리 만난다고 해도 투자는 자기가 알아서 (돈을) 써야 되는 문제"라며 "파트너들에게 상당히 매력적이고 서로 핏이 맞는다고 하면 같이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SK의) AI 데이터센터의 여러 가지 솔루션들이 그들의 코스트를 절약해 줄 수 있는지 증명해낼 필요가 있다"며 "그럴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저희와 비즈니스를 하는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다른 곳과 했을 것"이라고 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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