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선거 막판까지 지지율에서 오차범위 내 역전을 거듭하며 접전을 이어가고 있다. 경합주로 분류되는 러스트벨트(5대호 주변 쇠락한 공업지대)와 선벨트(남부의 따뜻한 지역)에서 선거인단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경합주 93명’ 확보 전쟁
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해리스 후보가 선거인단 538명 중 226명, 트럼프 후보가 219명을 각각의 우세주에서 확보한 것으로 봤다. 승부가 갈리는 것은 93명의 선거인단이 있는 경합주다. 최대 격전지인 펜실베이니아(19명)를 비롯해 △미시간(15명) △애리조나(11명) △조지아(16명) △네바다(6명) △노스캐롤라이나(16명) △위스콘신(10명) 등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시에나대와 지난달 24일부터 전날까지 이들 경합주의 투표의향 유권자를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해리스는 노스캐롤라이나와 조지아에서 새롭게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트럼프는 펜실베이니아에서 해리스의 우위를 지우고 애리조나에서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부각되는 ‘270명 승리’ 시나리오
오차범위 내 접전이 이어지는 만큼 해리스 혹은 트럼프가 선거인단의 최소 과반인 270명(매직 넘버) 수준을 확보하며 가까스로 당선될 가능성이 점차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WP는 해리스가 미시간과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에서 승리해 44명의 선거인단을 가져가면 270명 확보에 성공할 것으로 봤다. 해리스가 미시간과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뿐 아니라 애리조나와 조지아 등에서도 앞서면 303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해 2020년 조 바이든의 승리를 재현할 수 있다.
트럼프가 270명을 확보하는 시나리오는 조지아주와 노스캐롤라이나, 펜실베이니아에서 51명의 선거인단을 가져가는 경우다. 트럼프는 조지아주에서 지지율이 우세하고, 노스캐롤라이나에선 해리스와 거의 동률이지만 이곳은 전통적으로 공화당 지지율이 더 높았다. 조지아와 노스캐롤라이나는 7개 경합주 중 흑인 인구가 가장 많다.
트럼프가 2016년 승리 상황을 다시 맞을 수도 있다. 트럼프는 대학 학위가 없는 백인 유권자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은 전국 평균보다 고졸 이하 백인 유권자가 더 많다. 이 경우 경합주 가운데 네바다를 뺀 나머지 주에서 선거인단 87명을 확보하면 2016년처럼 306명의 표를 얻을 수 있다.
◆성별 대결로 반전 생길 수도
일부 주에서는 성별 대결이 부각되면 우세주의 개념이 희미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NBC방송이 10월 30일부터 11월 2일까지 전국 유권자 1000명을 조사한 결과 해리스와 트럼프 모두 각각 49%의 지지율을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이번 조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해리스와 트럼프의 지지자 가운데 성별 격차가 크다는 것이다. 여성은 57%가 해리스를 지지하며 트럼프를 지지하는 41%를 16%포인트 앞섰다. 남성 가운데선 58%가 트럼프를 지지해 해리스를 지지하는 40%보다 18%포인트 우세했다. 최근 공화당 강세지역인 아이오와주에서 해리스가 깜짝 역전한 것도 여성 지지층이 적극 투표에 나섰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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