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트렌드세터들 사이에선 ‘테라스 맛집’이 인기를 끈다. 역대급 폭염과 열대야, 9월까지 이어진 늦더위 등 ‘이상기후’가 이어지다 뒤늦게 가을 날씨를 맞으면서다. 햇살 쏟아지는 테라스에 앉아 음식을 테이블에 놓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면 반응이 뜨겁다는 것이다.
사델스는 2015년 뉴욕 맨해튼 소호에 첫 매장을 연 브런치 가게다. 국내에선 미국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키스가 한섬과 손 잡고 국내에 첫 플래그십 스토어 '키스 서울'을 오픈하면서 매장 3층과 4층에 식당 '사델스 앳 키스'를 함께 문 열었다.
이 식당은 베이글과 연어가 맛있는 걸로 알려졌는데 인기 요인은 ‘맛’뿐 아니라 ‘인증샷 맛집’이란 점도 있다. 화려한 색감의 음식 플레이팅에 미국 현지 느낌을 살린 브런치 메뉴, 고급스러운 식기, 이국적 인테리어 등이 포인트. 특히 햇살을 받으며 성수동 스카이 라인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MZ 고객들 취향을 제대로 ‘저격’했다.
이처럼 SNS에선 테라스가 있는 고급 식당들이 공유되고 있다. 대부분 메뉴가 명확한 음식 콘셉트에 음식 디스플레이가 SNS에 오를 만큼 인스타그래머블(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하고 외부 테라스 풍경이 인상적인 곳들이다. 비스타 워커힐 서울이 운영하는 피자 레스토랑 ‘피자힐’, 동대문 JW메리어트의 루프탑 바 ‘더그리핀’, 콘래드 서울의 루프탑 바 ‘버티고’ 등이 테라스 맛집으로 입소문을 탔다.
외식업계에선 폭염·폭우 등 이상 기후 발생이 더욱 잦아지면서 외식 소비자들 사이에서 맑고 온화한 날씨도 하나의 사치재로 인식되는 경향을 보인다고 본다. 업장에서 온전히 날씨를 즐기는 것이 그 자체로 만족감을 주는 주요 요소가 된다는 것이다.
한 외식 레스토랑 관계자는 “2030 고객들의 다이닝 트렌드에는 맛뿐 아니라 시각적·공간적 요소도 중요하게 작용한다”며 “단순한 식사를 넘어 하나의 ‘문화적 경험’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이어 “이 같은 이유로 도심 속에서 식사와 함께 온전히 날씨를 즐길 수 있는 루프탑 공간이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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