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북미권역본부장(사장)은 4일(현지시간) "아이오닉9은 현대차가 (미국 내) 신규 세그먼트를 공략할 엄청난 기회"라며 "아이오닉9이 제공할 넓은 실내 공간, 폭넓은 활용성, 다양한 기술은 특히 가족과 같은 신규 고객층을 확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며 이러한 계획을 밝혔다.
현대차는 내년 미국에서 현대차의 첫 대형 전기 SUV인 아이오닉9을 출시한다. 아이오닉9은 당초 콘셉트카 '세븐'으로 알려진 차다. 아이오닉 라인업의 대형 차급을 의미하는 숫자 '9'가 붙어 아이오닉9으로 명명됐으며, 현대차그룹의 전용 전기차 플랫폼인 E-GMP가 탑재됐다.
무뇨스 사장은 "아이오닉9에 적용된 E-GMP 플랫폼은 넓고 편안한 실내 공간을 선사한다"면서 "배터리를 위한 더 많은 공간과 유연성을 제공해 더 긴 주행 거리와 더 빠른 충전을 가능하게 한다. 또 전 세계 시장의 소비자 취향에 맞게 차량 구성을 다양하게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아이오닉9의 에어로스테틱 디자인은 공기역학적 성능과 미적 매력이 조화를 이룬 게 특징"이라며 "아이오닉9은 날렵한 외관과 넓고 안락한 실내를 갖춘 보트에서 영감을 얻은 디자인이 특징이며, 유려한 곡선으로 이루어진 루프 라인과 긴 휠베이스가 어우러져 3열을 포함한 모든 승객에게 충분한 공간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아이오닉9는 내년 HMGMA에서 생산될 계획이다. HMGMA는 이미 지난달 아이오닉5 생산을 시작했다. 현대차그룹은 현지에서 더 많은 전기차를 생산하기 위해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공장인 HMGMA를 짓는 등 120억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9이 HMGMA에서 생산되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제 요건을 충족해 미국 현지 전기차 점유율이 더욱 늘어날 것이란 게 무뇨스 사장의 말이다.
무뇨스 사장은 "HMGMA는 향후 제네시스와 기아 차량도 생산할 예정이며 여기에서 생산되는 차량을 북미 전역에 공급할 계획"이라며 "미국에서 생산되는 전기차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제 요건을 충족해 고객들이 혜택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대차의 전기차에 북미 충전규격(NACS) 방식을 적용해 북미 지역의 NACS 충전 네트워크를 활용하게 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3분기까지 미국 시장에서 전년 대비 30.3% 증가한 누적 전기차 판매량 9만1348대를 기록하며 10만대 판매량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켈리블루북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올해 1~3분기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9.5%로 10%에 육박한다.
무뇨스 사장은 "현대차그룹의 전기차는 IRA 전기차 세제 혜택을 100% 받지 못하는 불리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미국 시장에서 테슬라에 이어 전기차 판매 2위를 기록했다"라며 "특히 현대차의 경우, 아이오닉5와 하이브리드 모델에 대한 높은 수요 및 현지 딜러 네트워크의 노력에 힘입어 3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라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이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서는 "뛰어난 디자인, 기술, 품질, 안전, 성능 등을 두루 갖춘 친환경 차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아이오닉5, 아이오닉6, 아이오닉 5N의 연이은 '세계 올해의 차' 수상에서도 알 수 있듯이 현대차의 전기차는 업계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년 미국 전기차 시장에 대해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등 불안정한 측면이 있으나, 그런데도 지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무뇨스 사장은 "현대차는 전동화가 미래라는 인식 아래, 새로운 전기차를 출시하고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및 배터리 분야에 지속해서 투자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LA(미국)=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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