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올해 들어 두 번째로 진행되는 추가 구조조정 일환으로 지난 8월 출시한 수집형 역할수행게임(RPG) '호연' 개발팀 인원을 대폭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엔씨는 호연 개발팀 170여명 중 100명을 감축한다는 방침을 밝히고 희망퇴직 신청 절차를 안내했다. 이들 중 일부는 다른 부서로 재배치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구조조정은 신작 출시 후 흥행에 실패한 여파로 풀이된다. 엔씨는 최근 경영 효율화 일환으로 강도 높은 대규모 구조조정의 고삐를 죄고 있다. 앞서 올해 6월 출시한 '배틀크러쉬' 팀은 해체 수순을 밟기도 했다.
다만 지난달 말 개발 조직 분사 과정에서 '쓰론 앤 리버티'(TL) 'LLL' '택탄(TACTAN)' 등은 분사됐으나 호연 개발팀은 본사에 잔류했다.
엔씨소프트의 대표 지식재산권(IP)인 '블레이드&소울'을 활용한 호연은 개발 때부터 기대작으로 주목받았으나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출시 직후인 지난 9월 매출 순위 30위로 시작해 10위권까지 올랐지만 이후 하락세가 계속됐다. 이날 구글 플레이스토어 최고 매출 순위 기준 '호연'은 82위로 집계됐다.
엔씨는 이번 개편 과정에서 호연의 조기 서비스 종료까지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서비스 출시 2개월밖에 지나지 않은 데다, 중국·북미·유럽권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 흥행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직 규모를 축소하되 개발은 이어가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 국내 출시된 'TL'의 경우 성적이 부진했지만 약 10개월 후 글로벌 출시 후 PC 버전 기준 동시 접속자 33만명을 기록했으며 현재도 최고 동접자 수 14만~15만명을 유지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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