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두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주제발표에서 은행의 ELS 등 고난도 금융상품 판매를 개선하는 방안을 세 가지로 제시했다. △은행의 고난도 상품 판매 전면 금지 △지역별 거점 점포에서만 판매 △점포 내 별도 창구에서만 판매 등이다. 세 가지 모두 은행의 ELS 판매가 현재보다 까다로워지는 방안이다. 형식상으로는 금융연구원이 발표한 것이지만 실제로는 금융당국 의중이 담긴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첫 번째 방안은 상품 구조가 복잡하고 20% 이상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는 상품의 은행 판매를 원천 금지하는 내용이다. 2019년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판매 사태 이후에도 5대 글로벌 지수 연계 ELS 판매 등은 허용했는데,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전면 금지가 불가피해졌다는 시각이 담겨 있다.
두 번째 지역별 거점 점포에서만 판매를 허용하는 것은 별도 건물에 있고, 일정 기간 이상 고난도 상품 판매 경력을 보유한 직원을 갖춘 거점 점포에서만 고난도 금융상품을 팔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다. 일반 영업점의 고객 창구는 예·적금 전용과 비고난도 상품 판매용으로 분리한다. 별도 창구에서만 판매하는 방안은 상품 종류를 고난도, 비고난도, 예·적금으로 구분하고 판매 채널도 나누는 방식이다.
이날 세미나에선 은행 판매를 제한하는 세 가지 방안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은행의 고난도 상품 판매를 전면 금지하면 소비자 선택권이 제한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정민 한국금융소비자보호재단 연구위원은 “창구 판매 규제를 강화하면 금융회사는 비대면 판매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며 “이 경우 더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각종 규제에도 대규모 손실이 반복된 만큼 고난도 상품의 창구 판매를 일부 제한하는 게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재영 한국소비자원 법제연구팀장은 “금융 이해도가 낮은 고령층 가입자 비중이 높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규제 강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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