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안팔려도 타이어사 好실적…"교체용 시즌 왔다"

입력 2024-11-05 17:40   수정 2024-11-06 00:34

신차 판매가 주춤한데도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와 금호타이어가 실적 질주를 이어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통상 타이어는 신차가 많이 팔려야 매출과 영업이익이 좋아지는데, 정반대 현상이 벌어지고 있어서다.

업계에선 교체용 타이어 수요가 크게 늘어난 데서 그 이유를 찾는다. 대한타이어산업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국내 타이어 회사들의 신차용 타이어 판매는 326만7000개로 1년 전 같은 기간(382만2000개)보다 14.5% 감소했다. 신차에 장착되는 타이어는 신차 판매가 줄어들면 그만큼 감소한다. 반면 교체용 타이어 판매는 같은 기간 1258만7000개에서 1318만4000개로 4.7% 늘었다.

타이어업계 관계자는 “신차 구매가 줄어든다는 건 기존 차량을 더 오래 타는 차주가 늘어난다는 의미”라며 “이렇게 되면 당연히 타이어를 교체하려는 수요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오래된 차량을 더 타는 김에 안전과 연비 등을 고려해 고성능·고인치 타이어로 바꾸는 차주가 늘어난 것도 타이어 회사엔 호재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이 덕분에 한국타이어는 지난 3분기 매출(2조4352억원)과 영업이익(4702억원)이 1년 전보다 각각 4.1%와 18.6% 증가했다. 금호타이어도 1년 전보다 매출(1조1150억원)과 영업이익(1420억원)이 각각 14.1%, 45.7% 뛰었다. 반면 교체용보다 신차 영업에 주력하는 넥센타이어의 3분기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25%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 타이어보다 20~30% 비싼 전기차용 타이어가 늘어난 게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됐다”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인기를 끌면서 고인치 타이어를 찾는 사람이 확대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국내 타이어 회사들은 소비자가 직접 선택하는 교체용 타이어 고객을 잡기 위해 북미로 달려갔다.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5일부터 열린 북미 최대 규모의 자동차 부품 전시회인 ‘2024 세마쇼’에 참가했다. 세마쇼는 1967년부터 시작된 자동차 애프터마켓 전시회로, 완성차 회사뿐 아니라 일반 소비자도 많이 찾는다. 올해 전시회엔 14만 명 이상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 회사는 전시회를 통해 전기차 전용 타이어와 SUV용 타이어 중심으로 전시한다.

조남화 금호타이어 북미본부장은 “방문객들에게 고성능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다지는 등 북미지역에서 브랜드 가치 제고를 위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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