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수창 넥스젤바이오텍 대표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오랜 기간 연구개발(R&D)에 종사해온 연구원 출신이다. 의료기기와 의약용 필러, 바이오잉크 등에 활용되는 소재 관련 기술은 특허를 받았다. 하지만 연구 논문은 서류 더미에서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한 채 점점 잊혀 갔다. 그러던 중 그는 서울시의 기술 이전 플랫폼 ‘테크 트레이드온’을 접하고 창업을 결심했다. KIST가 소유권을 가진 자신의 기술을 시장에 하나둘 내놓기 시작했다.
서울시는 연구진과 사업가·투자자 사이를 잇는 다리 역할을 자처하며 2022년 테크 트레이드온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유망한 스타트업들이 외부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경쟁력을 강화하도록 돕는 게 목표다. 기술 특허권을 양도하고 노하우를 전수한 이후에도 기술 자문, 구체적인 사업화까지 폭넓게 지원한다.
기술 이전 비용은 무상에서 수억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서울시는 최대 200만원을 지원한다. 서울시 창업정책과 관계자는 “소액이어도 유용한 기술을 발굴한다면 기업은 성장해나갈 동력을 얻는다”고 강조했다.
원료의약품 제조기업 네오켄바이오는 기술이전을 통해 의약 분야 기술을 받아 의료용 대마 상용화에 성공했다. 유치한 투자 금액만 100억원이 넘는다.
테크 트레이드온은 기술 거래 이후 사후관리도 철저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술을 이전받은 기업은 1000만원 규모의 R&D 후속 지원 프로그램 신청 자격을 부여받는다. KIST 연구실 장비 등을 꾸준히 활용할 수 있다. KIST가 보유한 연구 장비는 박막·산화막 측정 장비, 전자현미경 등 236종에 이른다. 시제품 제작, 기술 사업화 컨설팅도 지원받을 수 있다. 네오켄바이오는 기술을 개발한 연구 인력을 그대로 채용해 투입하고 있다.
이해우 서울시 경제실장은 “기술 이전을 통한 사업화는 효율적으로 창업 아이템을 발굴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며 “기술 이전 노하우를 축적한 기관과의 협력을 확대해 창업 기업이 경쟁력을 갖추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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