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진 "항상 올곧지만은 않은 '나이테', 우리 인생 같았죠" [인터뷰+]

입력 2024-11-06 10:05  


'인사' 역주행으로 주목받은 범진이 첫 정규앨범 발매로 가수 인생에 새로운 또 하나의 전환점을 맞는다. 앨범의 타이틀은 '나이테(Growth Ring)'. 다큐멘터리에서 본 올곧지 않고 끊어진 나이테를 보며 우리네 삶을 떠올렸다고 한다. 명예퇴직하던 아버지의 모습을 떠올리며 '인사'라는 곡을 탄생시켰던 그가 삶을 노래하는 가수로 27세에 유의미한 선 하나를 그을 수 있을지 기대가 높아진다.

범진은 6일 오후 6시 정규 1집 '나이테'를 발매한다. 앨범에는 마치 나무의 나이테처럼 우리의 삶에도 다양한 굴곡과 흔적이 새겨진다는 생각과 함께 우리 주변에 살아가는 인생의 이야기들이 음악으로 담겼다.

동명의 타이틀곡 '나이테'를 비롯해 '풍경', '아침', '바램', '그런 날', '나는 떨어지는 꽃잎처럼 아름다운 것', '너에게', '어른이', '문신', '너만을 위한 노래', '세상 모든 빛 잃어도'까지 총 11곡이 수록됐다.

범진이 직접 전곡을 작곡했고 앨범 프로듀싱까지 도맡았다. "회사에 들어오자마자 정규앨범을 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힌 범진은 "앨범을 관통하는 말이 '나이테'다. 사랑, 힘든 이별, 세상에 대한 이야기까지 다양한 노래가 수록됐는데 이 모든 게 결국엔 내 인생 범주 안에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나이테가 곧 내 인생이고, 그걸 한 줄로 이어주는 거라 생각해 앨범명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타이틀곡 '나이테'는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느끼는 기쁨과 슬픔, 그리고 그 모든 경험이 나이테처럼 우리의 삶을 구성한다는 의미를 담아 인생의 다양한 순간들을 아름답게 그려낸 곡이다. 벅차오르는 피아노 선율로 시작해 차분한 듯 힘 있는 범진의 보컬, 차곡차곡 쌓이는 악기 사운드와 멜로디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다.

'인사'로 음원차트에서 1년간 롱런 인기를 지속하고 있는 범진은 대중성에 대한 고민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계속 대중적인 걸 생각하다 보니까 너무 산으로 가서 힘들었는데 그걸 내려놓으니까 편했다"면서 "'나이테'가 그렇게 대중적이진 않다고 생각한다. 시험대에 오른 거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김광석을 보며 가수의 꿈을 키웠고, 유재하 음악 경연대회에서 장려상을 받기도 했던 그는 '대중적인 가수'라는 말보다는 '음악을 잘하는 가수'라는 말이 듣고 싶다고 했다. "음악 하는 음악인이 되고 싶어서 가수를 하고 있거든요. 열심히 해봐야죠. '나이테'는 제겐 실험적인 곡입니다."

'나이테'는 시작부터 나이테의 선형을 떠올리게 하는 리듬, 멜로디가 부드러운 피아노 선율로 표현돼 곡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든다. 한국어로 빼곡히 채워진 가사는 단번에 가슴을 뭉클하게 만든다. '눈을 감고 한 줄을 또 그었네'라는 마지막 가사가 나오면 마치 여운이 긴 한 편의 시를 읽은 듯한 기분이 든다.

1997년생으로 올해 27세인 범진이 어떻게 인생을 '나이테'에 빗대어 노래하게 된 걸까. 범진은 "다큐멘터리를 보는데 나이테가 막 끊겨있더라. 나이테가 항상 올곧게 있는 줄 알았는데 벼락을 맞고, 동물이 파먹으면서 끊겨있는 걸 보고 우리 인생과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세월을 쉽지 않게 살았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내 모습 같다고 느꼈다. 음악대회도 열심히 나가고, 공연도 열심히 하고, 프로그램도 다 나가봤는데 잘 안되고 실패하던 내 모습과 닮았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나이테' 외에도 범진의 경험이 깃든 완성도 높은 트랙들이 앨범을 채웠다. 산책하다가 손주와 놀아주고 있는 할아버지를 보고 쓴 곡 '풍경', 사랑하는 연인을 위해 쓴 '아침', 드라마를 보며 짝사랑 감정을 녹여본 '바램', 과거 여자친구에게 썼던 편지를 그대로 옮긴 '너에게', 무대에 선 나를 바라보는 팬들의 시점에서 써본 곡 '세상 모든 빛 잃어도' 등 공감을 자극할 범진의 이야기가 꾹꾹 눌러 담겼다.

범진은 '문신', '바램', '세상 모든 빛 잃어도'를 추천하며 "'나이테'가 선봉대지만 사실 전곡이 좋아서 누가 나가도 꿀릴 게 없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사람들이 앨범 전곡을 좋아해 줬으면 한다. 명반 딱지를 받고 싶다. '1집 진짜 좋더라'라면서 조금씩 인정받는 게 명반의 기준이라 생각한다"면서 "나중에 멘탈 치료사, 음악 치료사가 조금 더 활성화되는 시점에 내 앨범이 치료제로도 쓰였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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