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 김, 한국계 첫 美 상원…"韓 이민史에 이번 당선 보탤 수 있어 영광"

입력 2024-11-06 12:24   수정 2024-11-06 12:38


“120년 넘게 이어져 온 (미국 내) 한국인의 역사에 (오늘 당선을) 더할 수 있다는 게 저에게 큰 영광입니다.

5일(현지시간) 미 대선과 함께 치러진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서 한국계 미국인으로는 처음 상원에 진출하게 된 앤디 김(42) 하원의원은 이날 자신의 지역구인 뉴저지 체리 힐에서 연 당선 축하 파티에서 이처럼 말했다.

선거 운동할 때부터 이미 90%가 넘는 지지율로 당선이 유력했던 앤디 김의 캠프 측은 이날 투표가 끝나기 4시간 전인 오후 4시부터 축하 파티를 준비했다.

김 의원은 외신들이 연이어 당선 확정을 보도한 오후 9시쯤 파티장에 아내와 두 아들 등 가족들과 도착했다. 뉴저지 각 지역에서 모인 지지자들은 연신 “앤디 김”을 외치며 당선을 축하했다.

앤디 김의 어린 시절을 함께 했다는 노부부부터 지역구 선거운동을 도운 대학생까지 수십명의 사람들이 행사장에 빼곡했다. 지역 언론에서도 수십명이 파티장을 찾아 카메라 자리를 잡았다.

김 의원은 이날 당선 소감에서 불신으로 가득한 현재의 미국 사회를 치유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오늘은 출발점이며, 우리가 이룩한 것은 단순한 선거운동이 아니라 국가를 치유하기 위한 하나의 운동이다”며 “우리에게 더 많은 공통점이 있음을 상기시키는 운동, 공공 서비스가 자랑스러운 일이 되도록 하는 운동”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선거에서 성별, 인종별, 지역별 갈등이 극대화된 점을 두고 한 말이다.

그는 이날 행사가 열린 더블 트리 바이 힐튼 체리힐 호텔을 선택한 이유도 설명했다. 김 의원은 “미국으로 이민 왔던 5살 때 부모님이 집을 구하기 전에 숙박한 곳”이라며 “몇 주간 이곳에 머물며 미국이란 곳을 처음으로 경험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자신의 지역구인 뉴저지가 준 공교육의 기회 등에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정치 신인이었던 자신을 믿었던 지지자들에게도 감사를 표시했다. 그는 “대부분 사람의 (예상) 기준으로 보면 (상원의원으로 당선된) 이 순간은 1년 전, 6년 전에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우리는 정치가 잘 연결된 사람들만의 클럽이 아님을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실제 앤디 김 의원은 2018년 11월 중간선거에서 뉴저지주 3지구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당시 공화당 현역 의원이었던 톰 맥아더에 신승을 거두며 뉴저지주의 첫 아시아계 연방 의원이 됐다. 18년간 뉴저지에서 군림한 밥 메넨데스 전 상원의원이 뇌물 수수 혐의로 지난해 기소되면서 상원의원 진출을 발판을 다졌다.

김 의원은 “이 선거에서 승리하면서 뉴저지뿐만 아니라 전국에 이제 정치가 사람들을 고양하고 희망을 주며, 모두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변화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뉴저지 체리힐=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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