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고용원 없이 홀로 일하는 자영업자가 1년 전보다 6만4000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물가 고금리에 따른 내수 부진이 이어지며 영세 자영업자들이 폐업으로 내몰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통계청이 6일 발표한 '경제활동인구 비임금근로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8월 비임금근로자 수는 665만7000명으로 작년 8월보다 6만7000명(1%) 줄었다. 비임금근로자는 '자영업자'와 가족이 경영하는 사업체에서 무보수로 일하는 '무급가족종사자'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자영업자 중에선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143만9000명)가 1년 전보다 2만6000명(1.8%) 증가했다. 반면 비임금근로자 중 65%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430만6000명)는 같은 기간 6만4000명(1.5%) 감소했다.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 수가 줄어든 것은 8월 기준 2018년(-12만3000명) 이후 처음이다. 월별로 보면 지난해 9월부터 12개월 연속 전년 동기 대비 감소세를 이어갔다.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수가 1년 이상 역성장한 것은 2017년 11월~2019년 1월(15개월) 이후 5년여 만이다. 무급가족종사자(912만명)는 2만8000명(3.0%) 줄었다.
한국의 고용시장 특성상 직장을 다니다 은퇴 후 자영업에 뛰어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생계를 이어가기 위한 선택이었지만 자영업자 대부분을 차지하는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들은 코로나19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상황에서 고물가 고금리 장기화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수는 내수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도·소매업에서 감소폭(5만3000명)이 가장 컸다. 해외 직구, 온라인 거래 증가 등 유통 환경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도 나온다.
자영업자들의 미래 전망은 어두웠다. 이들 가운데 '현재 하는 일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는 답변 비율은 1년 전보다 0.2%포인트 하락한 86.6%로 집계됐다. '1년 이내 확장할 계획'이라는 응답은 2.2%로 작년과 같았다. '일을 그만둘 계획'이란 대답은 5.8%로 전년동기대비 0.5%포인트 상승했다. 현재 일을 그만둘 계획이 있는 자영업자 중 40.9%는 '사업이 부진하거나 전망이 없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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