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1월 06일 16:35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신용도 방어 총력전에 나선 기업들이 신종자본증권(영구채) 카드를 활용하고 있다. 재무지표 산정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취급된다는 점을 활용해 신용도 하방 압력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풀무원식품은 이날 4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3년 후 콜옵션(조기상환권)을 조건이 달렸다. 수요예측 결과 400억원 '완판'은 실패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공모 희망 금리 최상단인 연 6.2%의 금리가 책정된 만큼 추가 모집에서 목표 물량을 채우겠다는 게 발행사와 주관사 측의 입장이다.
풀무원식품이 공모 시장에서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에는 사모 시장에서 주로 신종자본증권 조달을 시도했다. 앞서 모회사인 풀무원이 공모 신종자본증권 수요예측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풀무원식품이 공모 조달을 결정한 것으로 관측된다. 풀무원은 지난 7월 700억 원 모집에 980억 원의 매수 주문을 받았다.
풀무원식품이 신종자본증권 카드를 꺼내든 건 재무지표 개선을 통해 신용도를 방어하기 위한 취지다. 신종자본증권은 회계 기준상 자본으로 인정되는 자본성증권이다. 발행할수록 회사의 자본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현재 풀무원식품의 신용도에는 ‘부정적’ 꼬리표가 달려 있다.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풀무원식품 신종자본증권에 대해 ‘BBB+(부정적)’로 매겼다. 국내 식품 사업의 양호한 수익성에도 불구하고 해외 식품 사업의 저조한 수익성이 발목을 잡고 있다는 평가다. 풀무원식품 올해 6월 말 기준 부채비율은 219.2% 수준이다.
신용도 하방 압력이 커진 포스코퓨처엠도 사상 처음으로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결정했다. 포스코퓨처엠은 이달 6000억원어치 사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계획이다.
당초 신용평가업계에서는 포스코퓨처엠의 신용도 리스크를 우려했다. 한국기업평가는 포스코퓨처엠의 신용등급 하방 변동 요인 중 하나로 △부채비율 150% 이상 조건을 내건 상태다. 올해 3분기 기준 포스코퓨처엠의 부채비율은 192%까지 치솟았다. 현재 ‘AA-(안정적)’인 포스코퓨처엠의 신용등급 전망에 ‘부정적’ 평가가 내려질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번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포스코퓨처엠의 부채비율은 다시 150%대 수준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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