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담에 기대 요가한 베트남 女…"문화재 훼손 우려"

입력 2024-11-07 06:53   수정 2024-11-07 06:54



한 베트남 여성 관광객이 서울 경복궁에서 전신 레깅스 차림으로 요가를 하는 모습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려 베트남에서 논란이 된 가운데 문화재 훼손 우려가 제기됐다.

5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하노이에 거주하는 H씨는 지난달 29일 한국 방문 도중 경복궁 광화문 옆 돌담 앞에서 레깅스를 입고 고난도 요가 동작을 취하는 모습을 찍어 자신의 틱톡 등 SNS 계정에 올렸다. 하지만 이후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쇄도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자국민들까지 "(베트남 유적지) 후에 황궁과 마찬가지로 이 궁궐은 그들 나라에서 신성한 곳"이라면서 "그의 행동은 수치스럽다"라는 지적이 나왔지만, H씨는 자기 행동이 규정 위반이 아니며, 경복궁 보안요원이 주의를 주지도 않았다면서 온라인의 비판 여론이 지나치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모두가 각자의 선호도가 있으며, 우리는 차이를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한국 홍보 전문가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 "그의 이런 주장은 정말로 잘못된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서 교수는 "경복궁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가유산으로 담벼락에 기대어 이런 행위를 벌이는 건 '문화재 훼손'의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또한 "자신이 어느 나라 어느 지역에서 요가를 하든, 자유이지만, 다른 나라 국가 문화재에 직접 기대어 하는 요가 행위는 명백한 잘못"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서 교수는 "경복궁 관계자들은 앞으로 이런 일이 벌어지면 반드시 제지해야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당국은 H의 행동을 제지할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측은 H씨가 사진을 찍은 곳이 서울광장 맞은편 경복궁 외부 돌담길로, 경복궁 경내에 해당하지 않아 제지할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다만 H씨가 경복궁 경내에서 요가복 착용 후 요가 동작을 촬영했다면 '궁·능 관람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관람객의 관람에 방해가 되는 행위로 퇴장 조치된다.

궁·능 관람 등에 관한 규정은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4대궁(경복궁·창덕궁·창경궁·덕수궁), 종묘관리소, 세종대왕유적관리소 및 조선왕릉지구관리소의 공개 및 관람에 대한 규칙을 정하고 있다.

해당 규정 제6조에 따르면 운동·놀이기구, 악기, 확성기를 소지하거나 음주, 복장, 무속행위, 방언, 풍기문란 및 기타 부적절한 행위로 다른 사람의 관람에 지장을 줄 우려가 있는 자에 대해 입장 제한 및 관람 중지 조치를 할 수 있다.

다만 H씨의 행동이 논란이 불거지면서 궁 이미지에 적합하지 않은 행위를 발견했을 시 계도 조치를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더불어 담벼락에 단순 신체 접촉이 아닌 물리적 충격을 가할 때도 제재하고 필요시 경찰에 신고 조치한다는 게 궁능유적본부의 입장이다.

또한 향후 H씨와 같은 사례를 예방하기 위한 규정 마련도 검토할 방침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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