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강박장애 환자에게 고집적 초음파를 활용해 뇌수술하는 게 장기적으로 안전하고 효과도 높다는 것을 입증했다.
고려대안암병원은 장진우 신경외과 교수가 2013~2014년 강박장애 진단 환자 11명에게 고집적 초음파 수술을 한 뒤 이들 중 10명을 10년 넘게 추적 관찰한 결과를 공개했다고 7일 밝혔다. 이를 통해 강박장애 환자의 고집적 초음파 뇌수술 안정성과 장기 유효성을 입증했다는 것이다.
강박장애는 흔히 발생하는 정신 질환으로 강박적 사고와 행동을 보인다. 약물이나 인지행동요법 등으로 치료하는 데 대부분 어린 나이에 발병해 재발이 많다.
이런 치료법의 대안으로 고주파 열 응고술, 뇌심부자극술 등을 사용하지만 두개골을 여는 개두술이기 때문에 감염이나 출혈 위험이 있다. 감마나이프술은 고용량 방사선을 투여하기 때문에 부종, 지연성 낭종 등이 생길 위험이 있다.
장 교수팀은 김세주 연세대 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팀과 함께 고집적 초음파 뇌수술을 받은 환자 10명을 관찰했다. 이들 중 7명은 치료 후 강박척도검사(YBOCS) 점수가 35% 이상 줄어드는 완전 반응으로 분류됐다. 이중 2명은 질병이 사라지는 완전관해 상태가 됐다.
10명의 평균 YBOCS 점수도 52.3% 개선돼 삶의 질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수술 직후 심각한 부작용을 호소한 환자는 없었다.
장 교수는 "개두술보다 비침습적이기 때문에 환자의 심리적 부담이 적다"며 "감염이나 출혈 위험도 없고 수술 정밀도가 높아 치료 부위 주변의 불필요한 뇌 손상을 피할 수 있어 안전한 수술법"이라고 했다.
장 교수가 세계 처음으로 강박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초음파 수술을 한 뒤 캐나다 등 다른 나라에서도 유사한 수술 효과를 확인했다. 10년 추적 관찰 결과가 나오면서 초음파 뇌 수술이 강박장애 치료의 새 패러다임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장 교수는 평가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정신건강의학과 분야 국제학술지(Molecular Psychiatry) 10월호에 실렸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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