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승리와 동시에 글로벌 각국 증시에는 ‘미국 우선주의’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확연히 반영됐다. 미국 3대 지수는 모두 사상 최고치로 마감했지만, 관세 우려에 한국 독일 일본 등 주요 제조업 수출국 증시는 관망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글로벌 자금이 미국으로 쏠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달러 값이 고공 행진하는 등 금융시장의 ‘아메리카 퍼스트’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지수는 6일 상승률이 5.84%에 달했다. 역시 사상 최고치다. 트럼프 당선인의 보호무역주의 공약이 현실화하면 주로 내수 중소기업에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는 기대가 더해졌기 때문이다.
미국 우선주의는 산업재 종목의 강세도 불러왔다. 같은 날 미국 증시에서 ‘퍼스트 트러스트 RBA 미국 산업 르네상스’(AIRR)는 7.9% 급등했다. 종목명에서 보듯 미국 내 설비 투자 시 산업재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구성된 상장지수펀드(ETF)다. 비슷한 성격의 ETF인 ‘테마 미국 리쇼어링’(RSHO) 또한 6.33% 올랐다. ‘트럼프 2기’를 계기로 글로벌 기업의 미국행이 더욱 빨라질 것이란 기대에 자금이 유입됐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캠페인 기간 내내 관세 정책을 강조하며 “관세만 부과하면 기업들이 미국에 공장을 지을 것이기 때문에 보조금을 줄 필요가 없다”고 공언해왔다.
반면 미국을 주요 시장으로 하는 수출국의 증시는 관망하는 흐름이 주를 이뤘다. 6일 유럽 내 최대 제조업 국가 독일의 DAX지수는 장 중반 관세 우려가 대두되며 하락 반전해 1.13% 떨어진 채 마감했다. 특히 대표 수출산업인 자동차 관련주가 약세였다. BMW(-6.58%) 메르세데스벤츠(-6.44%) 폭스바겐(-4.27%) 등이 하락을 면치 못했다. 전날 상승세를 보인 일본 닛케이225도 7일엔 0.25% 내려갔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트럼프 당선인의 미국 우선주의에 따른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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