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7일 140여분간 진행한 대국민담화에 대해 야당은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여당에서는 일단 “진솔하고 소탈한 말씀을 주셨다”는 공개 입장을 내놨지만, 친한(친한동훈)계는 물밑에서 “참담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윤 대통령의 담화와 관련된 질문에 “국민께서 그렇게 흔쾌히 동의할 만한 내용은 아닌 것 같다”고 일축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 등 지도부는 비판 수위를 더 높였다. 박 원내대표는 기자회견을 열고 “역사상 최악의 담화”라며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명태균과의 통화 육성이 만천하에 공개됐는데도 공천 개입과 공천 거래 사실을 뻔뻔하게 부인하고 국정 농단 의혹에 대해서도 어물쩍 넘어가려 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또 윤 대통령이 담화를 통해 공천 개입 사실을 스스로 자백했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이 “총선 때 누가 좋다고 알려주면 제가 그대로 인재영입위원회에 넘겼다”고 말한 것에 김용민 원내수석부대표는 “그동안 총선 개입 의심만 있었지 명확한 개입 여부를 알 수 없었는데, 대통령이 본인 입으로 총선에도 개입했다고 자백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담화 직후 내놓은 입장문에서 “국정을 책임지는 대통령으로서 여러 국정 현안에 대해 진솔하고 소탈하게 말씀하셨다고 생각한다”고 평가다. 추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께서) 국정 쇄신에 관해서도 그 뜻을 강하게 피력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건희 여사에 관한 우려가 충분히 해소됐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좀 보시죠”라고 했다. 5선의 나경원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에 “진솔한 담화와 회견이었다”며 “여러 차례의 겸허한 사과와 다양한 주제, 현안에 대한 답변도 있었다”고 했다.
친한계 의원들은 공개적으로는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다만 한 친한계 의원은 “참담한 심경”이라며 “무엇에 대해 사과하는지 명확하게 나오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았다. 당 관계자는 “조만간 반응을 내놓을 것”이라며 “지금 준비 과정에 있다”고 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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