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을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에 따른) 국민 경제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바이든 정부 때와 똑같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이미 리스크 헤징(위험 회피)을 위한 준비는 오래됐다”며 “각 부처가 모여 금융, 통상, 산업 등 분야별 이슈에 대해 한참 전부터 대응 논리를 준비해왔다”고 했다.
미국의 통상정책 변화에 대해 윤 대통령은 10~20%의 보편 관세 인상보다 중국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가 더 걱정스러운 지점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수출품에 60% 수준의 슈퍼관세를 부과하면, 중국 기업들이 미국에 수출하지 못한 물품을 다른 해외 시장에 저가로 쏟아내 한국 기업이 피해를 본다는 이유에서다. 윤 대통령은 “중국이 우리와 경쟁하기 위해 국제시장에서 덤핑을 한다면 우리 물건이 안 팔리는 간접적인 효과가 생기고, 이게 더 큰 문제”라고 우려했다.
다만 한국과 미국의 밀착 정도 등을 감안할 때 이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내비쳤다. 윤 대통령은 “해외 순방을 나가면 많은 국가 정상이 ‘트럼프 정부가 출범하면 정책이 많이 바뀔 것 같아 걱정이지만, 한국은 그래도 동맹 관계이니 더 낫지 않냐’고 말한다”며 “한국과 미국은 외교관계에서는 최상 수준인 글로벌 포괄적 전략 동맹”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여야 상·하원 의원들이 제게 오래전부터 ‘윤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케미가 잘 맞을 것’이라고 말해왔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또 “트럼프 1기 정부에서 고위 관료를 지낸 인사들, 공화당 내 영향력이 큰 의원들과 관계를 잘 맺어왔다”며 “이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 관계를 잘 묶어주겠다는 약속을 오래전부터 했다”고 전했다. 이어 “제가 그분들에게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여러 정책이 우리 기업에 불리할까 걱정이다’라고 말하면 그분들은 ‘걱정 말라. 한국 기업에 큰 피해가 가지 않게 잘 풀어나가겠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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