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인터파크트리플이 운영하는 인터파크투어에 따르면 중국 무비자 입국 허용이 발표된 지난 1일부터 5일간 중국 여행 패키지 예약 건수가 전달 동기 대비 9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패키지 예약 증가율(14%)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인터파크투어는 늘어난 중국 여행 수요를 반영해 중국 패키지, 항공권, 현지 호텔 상품을 늘리고 할인 행사까지 하고 있다.
여행 플랫폼인 여기어때에서 이달 1~5일 이뤄진 중국 숙소 예약 건수는 전달 1~5일보다 380%나 급증했다. 트립닷컴도 이달 2~5일 한국 사이트를 통한 한국발 중국행 항공 예약 건수가 전주 같은 기간 대비 134% 증가했다고 밝혔다.
앞서 중국 정부는 한국을 포함한 9개 국가의 일반 여권 소지자를 대상으로 일방적 무비자 정책을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중국이 한국을 무비자 대상에 포함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내년 12월 31일까지 비자가 없어도 15일 이내 기간 비즈니스, 관광, 친지 방문 등을 목적으로 중국을 방문할 수 있다.
기존에는 가장 저렴한 일회용(단수) 단체 비자를 발급받는데도 5만~6만원이 들었고, 발급 기간도 1주일가량 걸렸다. 이 때문에 자유여행을 하는 젊은 여행객들은 중국 여행을 선호하지 않았다. 하지만 내년까지 비자가 면제되면서 여행지로 중국을 선택하는 2030세대 자유여행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여행사들은 젊은 여행객을 겨냥해 베이징, 칭다오 등 대도시 여행지 상품이나 상하이 디즈니랜드 자유이용권 등을 포함한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중국 여행 상품은 5060세대 중장년층을 겨냥해 장자제, 백두산 등 경치 좋은 관광지를 방문하고 비자 발급까지 대행해주는 패키지 상품이 대부분이었다”며 “무비자 정책으로 여행 상품 운용이 효율화된 만큼 패키지 상품에 자유 일정을 늘리거나 자유여행·환승여행 상품을 내놓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경기 불황과 올 7월 발생한 티메프 미정산 사태에 따른 대규모 예약 취소로 올 3분기까지 여행사 실적이 부진했던 만큼 이번 중국의 무비자 정책이 여행업계의 실적 회복으로 이어질지도 주목된다.
여행업계 1위 하나투어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1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 감소했지만, 증권가에서는 4분기부터 실적 반등이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나증권은 지난 6일 보고서에서 하나투어가 내년 약 200억원의 영업이익 개선 효과를 낼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국 무비자 입국에 따른 중국 여행 패키지 송객 수 증가가 예상된다”며 “내년 10월 추석을 전후한 10일간의 황금연휴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