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재건 수혜"…통신장비주 빛난다

입력 2024-11-08 17:41   수정 2024-11-08 17:46


통신장비 기업이 상승세다.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서면 사업 확장 기회가 커질 것이라는 기대가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8일 한울소재과학은 21.56% 상승한 609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 기업은 광전송장비 등 통신장비를 생산한다. 유·무선 공유기와 광케이블 제조업체인 머큐리는 15.40%, 이동통신 기지국용 트랜지스터 기업 RFHIC는 5.6% 올랐다. 쏠리드(4.82%), 우리로(3.70%), 에치에프알(3.31%), 케이엠더블유(2.55%) 등도 일제히 상승했다.

‘트럼프 2.0’ 시대를 맞아 인공지능(AI)산업 육성, 우크라이나 재건, 글로벌 방산 투자 확대 등이 주요 투자 키워드로 거론된다. 통신은 AI 서비스, 도시 인프라, 방산 기술 등에 필수 뼈대 격으로 쓰인다. 각국이 국가 안보 등을 이유로 외국 통신 서비스 기업의 진출을 막아둔 사례가 많지만 통신장비 기업은 아니다. 국내 통신장비 기업이 외국 현지 통신 서비스사, 군수기업 등에 수출을 늘릴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통신망을 무력화하기 위해 주요 통신시설을 집중 공격했다. 통신망 복구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방산 분야에선 양자암호 등 신기술을 적용한 통신장비 수요가 늘고 있다.

대선을 마친 미국이 통신 주파수 신규 할당 논의에 본격 나설 것이란 점도 호재다. AI 서비스가 늘어나면 통신망의 트래픽(데이터 송수신량) 부담이 커진다. AI 모델 학습·추론 등에 많은 데이터가 필요해서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국 통신사들이 AI 활성화 등을 이유로 주파수 추가 할당을 요구하는 만큼 네트워크 설비 투자가 늘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 중국과의 통신 기술 경쟁도 격화할 전망이다. 국내 통신장비사가 신규 수요를 찾거나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 중국 차이나모바일이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 주요 도시에서 5세대(5G) 이동통신보다 빠른 5G어드밴스드(5G-A) 최초 상용화를 이루겠다고 밝히자 미국에선 티모바일이 연말께 5G-A 서비스를 출시하겠다고 예고했다.

전문가들은 기대감과 실체 매출 발생 가능성을 꼼꼼히 따져 투자에 나서라고 조언한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통신장비산업은 주요 기술 세대교체가 가장 중요한 만큼 성장과 침체 사이클의 주기가 긴 편”이라며 “국내에선 5G망 투자가 사실상 마무리 단계고, 6세대(6G) 투자 논의에 수년이 더 걸릴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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