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소치에서 열린 국제 외교 관련 싱크탱크 모임에서 북한과의 합동군사훈련에 대해 “지켜보자. 우리는 훈련을 할 수도 있다”며 “왜 안 되겠는가”라고 말했다. 또 지난 6월 북·러 정상회담 당시 체결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북·러 신조약)을 언급하면서 “이 조약에는 상대방이 침략받으면 상호 지원한다는 조항이 있다”며 이 조약이 “역내 안정의 신호”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북한과 러시아는 옛 소련 붕괴 직전인 1989년까지 매년 합동훈련을 했다. 지난해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방북했을 때 김정은에게 북·중·러 3국 군사훈련을 제안하는 등 합동훈련 재개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 북·러 신조약의 ‘방위능력을 강화할 목적하에 공동 조치를 취하기 위한 제도들을 마련한다’는 조문에서 ‘공동 조치’가 합동군사훈련을 의미하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북·러가 합동훈련을 할 가능성보다 한국과 미국에 던지는 경고의 의미가 더 크다고 설명했다. 북·러 신조약이 러시아 하원에 이어 상원에서도 비준되면서 푸틴 대통령이 북한과의 군사 협력 정당성을 강조한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현승수 통일연구원 부원장은 “북·중·러 3국 훈련은 중국의 반대 등으로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고, 북·러가 자체 합동훈련을 하더라도 소규모로 진행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을 검토 중인 한국이나 대선이 끝난 미국에 일종의 경고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우리 통일부는 “북·러 간 군사협력 동향을 지켜보며 단계별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