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소녀상'에 입을 맞추는 등 기행으로 논란이 된 미국 유튜버 조니 소말리가 "소녀상의 중요성에 대해 몰랐다"며 "한국인들에게 상처를 준 것을 사과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소말리는 지난 6일 서울 도봉구 창동 역사 문화공원에 위치한 평화의 소녀상을 찾았다. 한국인 유튜버들의 기획으로 소말리가 소녀상을 찾았고, 이런 장면이 연출된 것으로 보인다.
유튜버 제이컴퍼니_정치시사가 올린 영상에서 한국인 유튜버들은 소말리 일행에 "때리러 온 게 아니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소말리가 사과하는 걸 보고 싶은 것"이라고 말했다.
차에서 내린 소말리는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지만 "토킹하자"는 유튜버들의 말에 마스크를 벗고 카메라 앞에 섰다. "싸우자는 거 아니죠?"라고 재차 물었다. 소말리 일행은 소말리에게 "네가 사과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소말리는 "제 미국 구독자들에게 재미를 주려고 한 것이었다. 저는 위안부나 동상에 대해 몰랐다. 라이브 후 한국인들의 반응을 보고 내가 그들의 마음에 상처를 준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이런 소동을 일으키려고 한국에 온 게 아니다. 그저 콘텐츠를 만들고 웃기고 싶었을 뿐이다. 누군가에게 고통을 주거나 곤경에 처하게 하거나 감옥에 보내거나 폭행 사건을 일으키려는 것이 아니었다"며 "너무 지나쳤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에는 다른 종류의 코미디가 있는데 한국에선 용납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됐다. 완전히 다른 곳이다. 그런 행동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고 반성했다.
한국 유튜버들은 "우리가 소말리를 여기 오게 한 것은 소녀상 앞에서 상처받은 한국인에게 사과하길 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평화의 소녀상 앞에 선 소말리는 "처음에 한국 왔을 때 한국분들이 저를 잘 대해줬고 파티를 하며 환대를 받았다. 솔직히 이렇게 큰 상처를 준 것이 마음에 걸린다. 남자답게 사과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아울러 "대한민국의 모든 사람에게 제가 저지른 일에 대해 사과드리고 싶다. 여러분의 프라이드에 상처를 줄 생각은 없었다. 제 사과를 받아주셨으면 한다"고 재차 고개를 숙였다.
소말리는 "나는 젊고, 성숙하게 성장하고 싶다. 인생에 실수를 하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과한다. 더 이상 소녀상을 만지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하며 한국어로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사과했다.
소말리는 유튜버들이 '나눔의 집'에 갈 의향이 있냐는 말에 "가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부 네티즌들은 소말리의 사과를 믿으면 안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네티즌은 "조니의 사과를 믿지 말라. 일본에서도 똑같은 짓을 하고 사과하고 발리로 떠난 뒤 발리에 도착하자마자 일본인과 일본에 대한 험담을 했다"고 지적했다.
또 "누가 기획한건지 이해가 안 된다. 미국에도 이렇게 몰상식한 코미디는 없다. 미국식 코미디라고 포장하지 말라", "우린 용서해 줄 마음이 없는데 왜 유튜버들이 면죄부를 주느냐", "방송에서 소말리는 위안부에 대해 이야기 했는데, 몰랐다는 건 거짓말이다. 당장 상황 모면하려고 사과하는 걸로 보인다"며 분노했다.
한편 미국 출신으로 추정되는 유튜버 소말리는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평화의 소녀상에 입을 맞추거나 외설스러운 춤을 추는 모습을 공개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또 한 편의점에서 음악을 크게 틀고, 편의점 직원의 제지를 받자 테이블에 국물을 쏟으며 욕설을 퍼붓는 등 난동을 부렸다. 지하철 내부에서 실수인 것처럼 음란물을 재생하거나 버스에서 북한 음악을 틀기도 했다.
그의 만행에 분노한 한 격투기 유튜버는 소말리를 찾는 이에게 현상금 200만원을 주겠다고 나섰다. 소말리는 라이브 방송을 하던 중 유튜버로 추정되는 남성들에게 구타당하기도 했다. 소말리를 폭행한 20대 남성은 현행범으로 체포돼 조사받았다.
소말리는 폭행, 마약 복용, 업무방해 등 혐의로 고발장이 접수됐다. 이에 경찰은 소말리에게 '출국정지' 조치를 내렸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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