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진출 30년' 대상, 내년부터 폴란드産 김치로 현지 공략

입력 2024-11-10 16:31   수정 2024-11-10 16:41


김민철 대상 유럽 법인장은 지난달 22일 인터뷰에서 “내년 말부터 폴란드 공장에서 생산한 김치를 앞세워 유럽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종가’ 김치로 유명한 대상은 올해 유럽 시장 진출 30주년을 맞았다. 1994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남쪽 암스텔베인에 유럽 법인을 세운 것이 시작이다.

대상은 내년 말 폴란드 크라쿠프에 150여억원을 투입한 6613㎡ 규모 김치 생산 공장을 준공한다. 대상의 11번째 해외 생산 기지다. CJ제일제당에 이어 한국 대형 식품업체로는 두 번째로 유럽에 생산 기지를 구축하는 것이다. 김 법인장은 “현지에 공장을 구축하면 식품 통관 규제 같은 비관세 장벽을 쉽게 넘을 수 있고, 물류 비용과 시간을 아껴 현지 수요에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다”며 “폴란드 공장을 유럽 시장 공략의 교두보로 삼겠다”고 했다. 대상은 작년 초 유럽연합(EU)과 식품 통관 제도가 다른 영국 런던에도 사무소를 세웠다.

대상은 네덜란드와 독일, 영국, 프랑스 등지에서 김치류와 장류, 떡볶이 등 간편식을 판매 중이다. 김치는 크게 젓갈이 들어간 오리지널 버전과 젓갈이 들어가지 않은 비건 버전의 마일드 김치 두 종류다. 다양한 김치를 맛보고 싶어하는 수요에 맞춰 양배추, 케일, 당근, 해초를 활용한 김치도 내놨다. 네덜란드와 프랑스의 최대 대형마트 체인인 알버트하인과 까르푸 등에 입점해 있다. 김 법인장은 “김치류의 경우 지금까지는 경남 거창 공장과 폴란드 협력사 공장에서 생산해 왔는데, 내년 말부터는 폴란드 공장에서 연간 최대 3000t가량의 유럽 판매분을 공급하게 된다”고 말했다.

대상은 30년 전 동물용 사료 첨가제인 라이신 같은 식품 소재 수출을 위해 유럽 법인을 세웠다. 김 법인장은 “지금도 소재 부문 매출이 더 많지만, 2020년대 들어 식품 부문이 연 20% 이상의 매출 증가율을 보인 덕에 식품 부문 매출 비중이 코로나19 유행 전 20%대에서 올해 상반기 30%대로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대상은 오는 2030년까지 유럽 현지에서 식품 매출 4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식품 부문 호조에 전체 실적도 좋아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대상 유럽 법인의 매출은 813억원으로, 전년 동기(757억원)보다 7.4% 늘었고, 같은 기간 순손익은 9억원 적자에서 24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암스테르담=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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