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톡톡] 소신을 갖는다는 것

입력 2024-11-10 17:05   수정 2024-11-11 00:16

최근 아이를 낳고 인생 2막이 시작됐다. 아이를 가졌을 땐 마냥 좋기만 했는데, 낳고 보니 생각한 것보다 해야 할 일과 알아야 할 것이 정말 많았다. 왜 서점 한 코너 가득 육아 도서가 있고 육아 관련 유튜브 영상이 인기 급상승 동영상에 자주 올라오고 맘 카페와 앱 서비스들의 인기가 식지 않는지 알게 됐다. 아이가 세상에 나온 이상 피할 수 없는 세계였다.

출산하기 전부터 주변 사람에게 많이 들은 말이 있다. “소신껏 육아해라.” SNS상의 스낵 콘텐츠보다는 책을 보며 공부하면서 나만의 소신으로 육아를 하리라고 다짐했다. 하지만 낳아보니 이게 웬걸, 매일매일 예상하지 못한 새로운 문제가 터져 나왔다. 그때마다 정답을 찾으려 인터넷을 전전하며 애쓰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했다. 내 생각보다는 누군가의 정답을 기다렸던 것이다. 마주한 육아의 문제들은 이미 온라인 세상에 수많은 답으로 존재했다.

그런데 정보가 너무 많은 게 문제였다. 하늘 아래 같은 아기가 하나도 없듯, 같은 답도 없었다. 소아과 의사, 육아 선배, 각 분야 전문가들이 많아도 너무 많다. 같은 상황이라도 해결하는 방식과 방법이 수만 가지나 된다. 그래서 육아에 정답이 없다고 말하는 것일까. 내 생각보다 누군가가 정해주는 답을 찾고 싶었던지라 수많은 정보로 혼란스러웠다.

소신(所信)이란 말은 ‘굳게 믿고 있는 바, 생각하는 바’라는 뜻이다. 육아가 처음이기 때문에 나의 생각과 기준을 명확하게 세우며 소신 있게 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 왜 육아에서 엄마의 소신이 중요한지 몸소 체감하고 있다. 최근 가까운 육아 선배에게 너무 많은 정보 때문에 혼란스럽다고 고민을 토로했다. 소신을 갖고 아기를 키운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고. 내 말을 듣던 육아 선배는 말했다.

“정보나 검색은 많은 걸 조급하게 만드는 힘이 있는 것 같아. 느리게 가는 시간을 충분히 누려. 아이는 잘 크게 돼 있어.”

소신을 가지려면 우선 외부에서 들려오는 수많은 정보를 멀리할 줄 알아야 한다. 바깥소리가 너무 크면 안에서 나는 소리는 듣기 어렵지 않나. 때론 도움이 될 것 같은 정보도 듣지 않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 너무 과하면 탈이 되니까.

육아의 어려운 점은 결정을 미룰 수 없다는 것이다. 문제를 마주하고 용기 있게 하나씩 결정해 나간다면 나 또한 육아에 대한 소신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경험이 어느 정도 쌓인 상태인 둘째 때부터는 소신 육아가 가능해지는 것도 이 같은 원리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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