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방신 타타대우모빌리티 사장(사진)은 10일 기자와 만나 최근 타타대우상용차였던 회사명을 바꾼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현대자동차그룹 출신인 김 사장은 한국후지쯔, 효성과 두산모트롤, 대림자동차 등을 거쳐 2019년 이 회사에 합류했다. 그가 처음 영입됐을 때만 해도 몇몇 임직원은 그를 ‘장의사’라고 불렀다. 회사가 어려웠던 만큼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위해 영입됐을 것이란 추측에서였다.
하지만 김 사장의 행보는 달랐다. 구조조정을 하기보다 임직원에게 자신감을 안겨주는 데 힘을 쏟았다. ‘내가 낸 아이디어로 회사가 바뀌고 있다’는 점을 임직원이 느낄 수 있도록 작은 것부터 고쳐나갔다. 이런 식으로 바꾼 개선 과제가 312개에 이른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김 사장 합류 전인 2018년 매출 6513억원, 영업손실 351억원에서 지난해 매출 1조원, 영업이익 338억원으로 뛰었다. 장의사였던 김 사장의 별명은 언젠가부터 해결사로 바뀌었다.
김 사장의 다음 목표는 타타대우의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것이다. 그는 “트럭만 파는 회사가 아니라 트럭 동선을 활용해 종합 물류 플랫폼으로 도약할 계획”이라며 “전기버스를 만들면서 운전 습관 등을 확인해 연비 효율을 높여주는 부가 사업도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국내 첫 준중형 전기트럭 ‘기쎈(GIXEN)’을 내년에 선보일 예정이라고 했다. 준중형 트럭 중에는 전동화 모델이 없다. 300메가와트시(㎾h)급 배터리가 장착된 기쎈은 내부 테스트에서 한 번 충전으로 480㎞를 달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비야디(BYD)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와 한국의 삼원계 배터리를 모델에 따라 각각 도입할 계획이다.
김 사장은 “국내에 처음 출시하는 준중형 전기트럭여서 1t 트럭과 달리 아직 보조금 규정이 없다”며 “자영업자들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정부와 협의해 보조금 규정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재후/신정은 기자·사진=강은구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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