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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미국 중앙은행(Fed) 정책에 개입할 수 있도록 허용하자는 의견을 지지했다.
9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는 머스크 CEO가 지난 8일 유타주 공화당 상원의원 마이크 리가 "미 중앙은행(Fed)이 대통령 지시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 SNS 게시물에 '100점 이모티콘'으로 응답하며 동의를 표시했다.
마이크 리는 해당 게시물에서 "행정부는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야 한다. 헌법은 그렇게 설계됐다"며 "Fed는 이와 관련해 헌법에서 벗어난 사례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는 게시물 말미에 '#EndtheFed(Fed를 끝내라)'는 문구를 게재했다.
머스크의 이러한 발언은 추후 트럼프 행정부에서 Fed의 독립성에 압박을 넣고자 하는 움직임을 반영한 것이라고 CNBC는 분석했다. 지난 7일 제롬 파월 Fed 의장은 트럼프의 사퇴를 요구하더라도 물러나지 않겠다고 밝혔는데, 이에 머스크 CEO를 비롯한 친(親)트럼프 인사들이 잇달아 Fed 의장을 저격하면서다. 이를 계기로 Fed와 대통령 당선인 간의 갈등 관계가 다시 불거질 수도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
Fed의 독립성은 미국 경제의 미래 건전성만을 고려해 금리 정책 등 통화정책의 향방을 결정할 수 있도록 하려는 목적이 있다. 미국 의회는 1977년부터 '연방준비제도 개혁법'을 통해 정치적 간섭으로부터 Fed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도 Fed의 독립성을 인정해왔다. 지난 5월 백악관은 '중앙은행 독립성의 중요성'이라는 보도자료에서 각종 연구를 인용하며 "중앙은행이 정치적 간섭없이 통화 정책을 시행하는 능력이 인플레이션 통제에도 중요하다"며 "Fed가 임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정치적 압력이나 간섭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트럼프 당선인은 이번 대선 기간 동안 재집권 시 Fed 정책 수립 과정에 참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공공연하게 드러냈다. 그는 지난 8월 플로리다의 마라라고 클럽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이 최소한 한 발언권은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나는 많은 돈을 벌었고, 매우 성공적이었으며, Fed 의사회나 의장에 있는 사람보다 더 나은 직감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1기 행정부 때에도 파월 의장과 Fed의 정책 결정을 공개적으로 깎아내리며 전통을 깼다고 CNBC는 설명했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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