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 TSMC가 R&D 시설·장비 투자에 가장 적극적인 반도체기업으로 꼽힌다. TSMC는 지난해 7월 대만 북부 신추과학단지에 축구장 42개 크기 초대형 R&D센터(사진)를 준공했다. 엔지니어 약 7000명이 근무하는 TSMC의 신규 R&D센터에서는 ‘꿈의 공정’으로 불리는 1.4나노미터(㎚·1㎚=10억분의 1m) 공정 연구가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1.4나노가 꿈의 공정으로 불리는 것은 TSMC, 삼성전자를 포함한 파운드리업계가 1나노대 공정에 아직 진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재 파운드리 기업의 주력 공정은 3나노다.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독점 생산하는 네덜란드 장비업체 ASML도 2021년 미국 실리콘밸리에 클린룸 1000개 규모 R&D센터를 마련했다. 본사가 있는 네덜란드와 별도로 대규모 연구 시설을 구축한 것이다. 최근 ASML은 한국에도 약 1조원을 투자해 대규모 R&D센터를 설립하기로 했다. 이 시설엔 ASML의 차세대 제품인 ‘하이-NA EUV 노광장비’가 투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고객사 엔지니어들과 R&D 협업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이 밖에 마이크론은 미국과 대만에서 고대역폭메모리(HBM) R&D 시설을 확장하고 있다.
현지 고객사나 협력사를 공략하기 위해 해외 R&D 거점을 마련하려는 기업도 많아지고 있다. 엔비디아는 대만에 243억대만달러(약 1조원)를 투입해 1000여 명이 근무하는 R&D센터를 건설 중이다. TSMC와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AMD도 대만에 약 2100억원을 들여 AI R&D센터를 짓기로 했다. 도쿄일렉트론(TEL)은 지난달 한국 세 번째 R&D센터인 ‘TEL 테크놀로지센터 코리아-2’를 경기 화성시에 준공하고 가동에 들어갔다. 세계 3대 반도체 장비사인 램리서치도 지난달 경기 용인에 R&D 시설을 갖춘 용인캠퍼스(Y캠퍼스)를 개관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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