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9일 서울 도심에서 열린 집회와 관련 "경찰 행태가 참 우려스럽다"며 "엄청난 수의 경찰들이 중무장하고 시위대를 파고들고 시위대를 좁은 공간에 가두려고 하고 급기야 국회의원을 현장에서 폭행하고 대체 왜 그러는 것이냐"고 말했다.
이 대표는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주말 집회를 언급하며 "80년대 폭력을 유발하는 폭력 정치 모습이 떠올랐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경찰의 표정이 바뀌고 있다. 스스로 때문은 아닐 것"이라며 "누군가가 지휘하지 않았겠냐"라고 되물었다.
이어 "대한민국이 얼마나 퇴행하고 있는지 이제 거리에서 폭력적인 경찰의 모습으로 증명돼가는 것 같다. 이래선 안 된다"며 "세계에 자랑하던 모범적 민주국가 대한민국이 이제 독재화의 길로 가고 있단 비난을 받는 데 더해서 이제는 국민의 표현의 자유, 집회 결사의 자유, 헌법상 기본권 행사하는 데서 조만간 경찰에 구타당하고 다치고 피 흘리는 일이 벌어질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노총과 민노총 산하 조직 등 반정부 성향 단체 수십 곳 회원이 참석했던 집회를 언급하면서도 "노동자 집회에서도 제가 봤을 때는 특별한 이유가 없는데 공연히 노동자와 충돌하고 차선 문제로 공연히 다투고 밀어붙이고, 그러다가 국회의원을 포함한 시민들을 난폭하게 대우하고 심지어 제가 보기엔 폭행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노동자들이 뭘 그리 심각한 불법 행위, 폭력 행위를 했다고 전원 구속 방침이란 보도가 나온다. 국민을 협박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국민들이, 나라 주권자들이 폭력과 협박에 굴하지 않는다는 역사적 사실을 반드시 기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9일 서울경찰청은 민주노총과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가 주최한 집회에 참여한 참가자 11명을 공무 집행 방해 등 혐의로 현행범 체포한 바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이날 오후 4시 5분쯤 서울 덕수궁 대한문 인근에서 열린 '전국노동자대회·1차 퇴진 총궐기 대회'에서 5개 차로를 점거하고 방패와 철제 펜스를 든 경찰을 여러 차례 민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경찰과 사전 협의한 집회 장소를 이탈해 세종대로 전(全) 차로를 점거하고, 다른 도로로도 진출하려고 했다.
민주당은 민노총 집회 후 인근 숭례문 일대에서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제2차 국민 행동의 날' 2차 장외 집회를 열었다. 집회 참가자들은 숭례문 앞에서 시청역까지 4차로 도로를 차지하고 '김건희를 특검하라', '전쟁 반대 평화 수호'가 적힌 팻말과 촛불을 들었다.
민주당은 이날 집회에 약 20만 명이 참가한 것으로 자체 추산했다. 약 30만 명이 참가했다고 한 지난 2일 1차 장외 집회보다 참가자가 다소 줄어든 것이다. 경찰은 2일 1만7000명, 9일 1만5000명이 참가했다고 추산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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