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1월 11일 16:53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에서 '인수합병(M&A)통'으로 꼽히는 안중현 사장이 자사주 5억원어치를 매입했다. 그는 임원으로 승진한 뒤 16년 동안 자사주를 멀리했다. 하지만 삼성전자 주가가 연일 최저가를 갈아치우는 상황인 만큼 책임경영 차원에서 자사주를 매입한 것으로 해석된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안 사장은 지난 9일 삼성전자 주식 1만주를 5억7600만원에 매입했다. 주당 매입가격은 5만7600원이다. 이날 종가(5만5000원)보다 4.7% 높다. 그가 자사주를 매입한 것은 임원으로 승진한 2008년 이후 처음이다.
하반기 들어 삼성전자 주가가 내림세를 이어가면서 이 회사 임원들은 줄줄이 자사주를 매입했다. 지난 9월에 한종희 부회장(2만5000주)과 노태문 사장(2만8000주), 박학규 사장(3만5000주), 이정배 사장(2만1800주) 등이 자사주를 잇따라 사들였다. 삼성전자 부회장·사장 25명 가운데 20명이 자사주를 올들어 매입했거나 이미 보유 중이었다. 안 사장을 비롯한 5명의 부회장과 사장은 자사주가 없었다. 하지만 회사 주가가 연일 내림세를 이어가자 안 사장도 자사주 매입행렬에 동참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2022년 9월 30일(5만3100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안 사장은 삼성전자에서 'M&A 키맨'으로 통한다. 고려대 전자공학과를 나와 KAIST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은 1986년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2004년 부장으로 근무하던 때 삼성전자와 일본 소니의 합작사인 에스엘시디(S-LCD)를 설립하는 과정에서 핵심 실무를 담당하기도 했다. 당시 에스엘시디 이사로 합류했던 이재용 회장과 연을 맺었고, 이어서 고속 승진을 이어갔다. 2015년부터 삼성의 컨트럴타워 역할을 하던 미래전략실에 이어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를 거치면서 삼성전자의 경영전략과 M&A 업무를 챙겼다.
2015년 삼성의 화학·방위산업 사업을 한화에 매각하는 빅딜과 2017년 삼성전자의 하만 M&A 등에 관여했다. 2022년 삼성글로벌리서치 사장으로 이동했다가 올들어 삼성전자 경영지원실로 복귀하면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삼성전자로 복귀한 그는 M&A 업무 등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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