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한화투자증권은 17.18% 급등한 416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화투자증권 우선주도 가격제한폭까지 상승했다가 19.86% 오른 8330원에 마감했다. 한화투자증권 주가가 크게 뛴 것은 암호화폐거래소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 지분을 5.94%(올 상반기 기준) 보유했기 때문이다. 암호화폐에 우호적인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개당 8만1000달러를 넘어서자 두나무 기업가치 상승 기대에 주가가 올랐다.
한화그룹은 ‘트럼프 2.0’ 시대 업종으로 주목받는 우주, 방산, 조선업을 보유하고 있다. 이날 13.15% 오른 한화시스템은 군위성통신체계 사업에 참여하는 우주·방산 관련 기업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의 일등 공신인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에게 통 큰 지원을 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화시스템이 수혜주로 떠올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조선업 협력을 요청한 것은 한화오션 주가를 밀어 올렸다. 한화오션은 미군 함정 유지보수(MRO) 사업을 위해 올해 미국 필리조선소를 인수하는 등 미 해군과의 협력을 일찌감치 준비했다. 한화오션은 트럼프 전 대통령 승리 이후 3거래일간 주가가 34.1% 폭등했다.
한화그룹주 시총은 이달 들어 7거래일 동안 6조6793억원 증가했다. 국내 주요 그룹사 중 증가폭이 가장 크다. 한화 다음으로 시총이 많이 불어난 곳은 HD현대그룹이다. 같은 기간 6조2011억원 늘었다. HD현대그룹 또한 HD현대중공업(조선), HD현대일렉트릭(전력인프라), HD현대인프라코어(우크라이나 재건) 등 트럼프 수혜주를 다수 보유했다.
다만 트럼프 트레이딩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의견이 분분하다. 김용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현재의 트럼프 트레이드는 합리적 행정부 진용이 나타나며 내년 초 진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공화당의 ‘레드 스윕’(연방 상·하원 장악)으로 다음 중간선거가 예정된 2026년 11월까지 트럼프 공약대로 주식시장이 움직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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